한나라 "8·8 승리 여세 몰아"…대선 선대위 주말 구성

  • 입력 2002년 8월 11일 18시 36분


한나라당은 빠르면 주말쯤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 당을 총력 대선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나 인선 방향 등을 놓고 내부 이견도 적지 않아 진통을 겪고 있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11일 “지난달 10일 선대위 기구만 구성해 놓고 구체적 인선은 8·8 재·보선 이후로 미뤄왔으나 9월 정기국회 이전에는 대선 체제를 갖춰야 하는 만큼 더 늦출 이유가 없다”며 “선대위는 당내외 유력 인사들을 망라하는 매머드급으로 구성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신당 창당 움직임 등 정국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선대위를 조기 출범시키기로 한 것은 우선 6·13 지방선거와 8·8 재·보선 승리를 계기로 정국 주도권을 확보한 만큼 외부 변수에 개의치 않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대선 승리의 기반을 굳히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또 현재 가동 중인 대선기획단에 들어가지 못한 의원들 가운데 소외감을 느끼는 의원들도 적지 않은 만큼 조기에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를 중심으로 ‘전당원 동원 체제’를 만들어 민주당의 체제정비 후 격화할 ‘대(對) 이회창 공세’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선대위원장은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당연직으로 맡되 홍사덕(洪思德) 최병렬(崔秉烈) 김덕룡(金德龍) 이부영(李富榮) 의원 등 이 후보와 거리를 둬온 중진들까지 대거 공동의장에 ‘포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들은 5∼8개 권역별 선대위원장을 맡고 실무는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이 겸임하는 총괄본부장 산하에 9∼10개의 본부를 만들어 운영한다는 것.

그러나 당내에는 신당 창당 및 자민련의 진로 등을 둘러싸고 정치권에 지각 변동의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선대위를 발족시킬 경우 스스로 문호를 좁힐 수 있고, 대선을 조기 과열시킨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들어 선대위 발족을 다소 늦추자는 주장도 없지 않다. 또한 젊은층 등 이 후보의 취약 계층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재선의원들을 과감하게 선대위 핵심 포스트에 다수 포진시키려는 움직임도 갈등의 원인이다. 일부 중진의원들은 “선거는 실험무대가 아니다”며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견에 대한 내부 의견 수렴을 거쳐 선대위 발족 시기를 이달 하순으로 늦추거나 일단 선대위를 발족한 뒤 추가 고려 요인이 생길 때마다 과감히 보완해 나가는 ‘다단계 발족론’도 비중있게 제기되고 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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