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22일 대국민사과 언급여부 주목]중립내각 등 관심

  • 입력 2002년 6월 21일 18시 54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2일 차남 홍업(弘業)씨의 구속과 관련해 발표할 대국민 사과를 통해 우선 국민에게 최대한 깊이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통령이 국민 앞에 직접 나서 사과문을 읽기로 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김 대통령은 3남 홍걸(弘傑)씨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대국민 직접 사과만은 피했었다.

김 대통령은 이와 함께 남은 임기 동안 정치와 절연하고 국정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이 문제가 더 이상 정치 쟁점화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정치권에 대한 주문도 대국민 사과에 담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관심사는 사과문에 담길 향후 민심수습책. 그동안 민주당 내에서 제기돼 온 △거국중립내각 구성 △아태재단 사회환원 △김홍일(金弘一) 의원 탈당 등이 포함될지 여부가 초점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정치권의 주장들에 대해선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김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많다. 단순히 사과만으로 이 문제를 매듭지으려 한다면 또다시 비판여론에 시달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6일 홍걸씨 문제로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사과성명을 발표할 때도 김 대통령은 국정전념 의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민주당 탈당을 함께 발표했다.

특히 민주당 측은 아태재단의 사회환원 문제가 포함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차남 홍업씨가 아태재단 부이사장이었던 데다 재단 관계자들이 줄줄이 비리와 연루됐던 점에서 비리와의 단절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가시적인 조치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태재단 문제 역시 김 대통령이 만들고 키워온 데 대한 애정이 각별한 데다 퇴임 이후의 활동 공간이라는 점에서 ‘뼈를 깎아내는 심정’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아직 속단하긴 어렵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문제 입장표명
▽4월26일박선숙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을 통한 간접 사과
김 대통령은 자제들의 문제로 물의를 빚고 있는 데 대해 국민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5월6일박지원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한 성명 발표
최근 저희 자식들과 몇몇 주변인사들로 인해 일어난 사회적 물의와 국민 여러분의 질책에 대해 뭐라 사과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저의 전 정치인생을 바쳐온 민주당을 오늘로써 탈당하기로 했다
▽5월7일김 대통령, 국무회의에서
저희 자식과 주변의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치고 국무위원 여러분께도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법의 처리를 지켜봐주시기를 바란다
▽5월13일김 대통령, 부패방지위원회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요새 저희 자식이나 주변의 문제로 국민에게 걱정을 끼친 것을 항상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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