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의원 빼가는데 院구성이라니…”

  • 입력 2002년 5월 20일 18시 46분


16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시한(25일)을 앞두고 민주당과 자민련이 20일 잇따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원구성에 앞서 기선잡기에 나섰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원내총무는 이날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 주재로 3당 총무회담을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회담에서 민주당과 자민련은 함석재(咸錫宰) 의원의 탈당을 계기로 자민련 내에서 ‘도미노 탈당’이 이뤄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한나라당을 협공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은 회담 결렬 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의원 빼가기’는 물론 정치공세만을 일삼고 있는 상황에서 원구성 협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균환 총무는 “원구성 문제는 16대 국회의 연속선 상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탈당으로 법적으로는 이제 우리 당이 여당은 아니지만 국민의 정부가 마련한 개혁정책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리 당이 국회의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총에서 의원들은 “지금 한나라당은 ‘의원 빼가기’를 기획하면서 후반기 국회를 지배해, 국회를 선거운동장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민주당은 한화갑(韓和甲) 대표와 이협(李協) 정대철(鄭大哲) 박상천(朴相千) 정균환 최고위원에게 전권을 위임해 야당의 공세에 대응토록 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도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소속의원들의 추가 탈당설이 나돌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 강한 톤으로 결속을 주문했다.

그는 “함 의원처럼 탈당할 의향이 있는 사람은 아예 지금 나가라. (기자들에게) 추가탈당 대상으로 지목돼 질문을 받는 자체가 당사자에게 창피하고 수치스런 일로 그런 의심받을 만한 언행을 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의총에서는 함 의원에 대한 성토와 함께 24일 충남 천안에서 열리는 충남지사 후보 선출대회 직후 천안역 앞에서 규탄시위를 벌이기로 결의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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