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민주당대로 한나라당의 원내 과반의석 확보전략이 시작된 게 아닌가 하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함 의원이 한나라당에 입당하면 한나라당의 의석(현재 133석)이 ‘과반의석 마이너스 1석’에 육박하게 되기 때문이다.
함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자민련의 불분명한 정체성과 불투명한 미래를 탈당 이유로 꼽은 뒤 “미래를 위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되는 후보를 도와 힘을 보태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위에서는 “지방선거 이전에 한나라당 입당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자민련 ‘추가탈당’ 긴장▼
자민련은 발칵 뒤집혔다.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충북지사 후보 선출대회에 앞서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요즘 정치가 해도 너무 하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이 의원도 “정말 정치가 망가져 가는 것 같다. 안타깝다”고 거들었다.
JP는 청주에서 열린 구천서(具天書) 충북지사 후보 선출대회에서도 “한나라당이 한 일을 생각하면 왜 사나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의원도 “용납될 수 없는 배신 행동으로 당을 떠나 우리의 등을 겨눈다면 용서할 수 없다”며 함 의원과 자민련을 탈당한 이원종(李元鐘) 충북지사를 싸잡아 비난했다.
자민련 의원들은 “추가 탈당 의원은 없다”고 단언했지만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탈당설이 나돌았던 한 의원은 “6월 지방선거 전 탈당은 기본적인 정치 예의에 벗어나는 일이다”고 말했으나 지방선거 후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한나라 “입당허용-반대”양론▼
한나라당은 함 의원의 탈당이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 측의 자민련 고사작전 결과로 비쳐지자 황급히 부인했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함 의원 탈당은 개인적인 일로 한나라당과 무관하다. 지방선거 전에 입당하면 자민련에 공연한 시비 빌미를 주게 돼 들어온다고 해도 안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용환(金龍煥) 국가혁신위원장은 “함 의원이 우리와 뜻을 같이 한다면 지방선거와 관계없이 입당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 자민련에 함 의원과 같은 고민을 하는 의원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 “과반의석확보 음모”▼
한편 민주당 정범구(鄭範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이 원칙도 도덕도 없는 ‘의원 빼가기’로 원내 과반수를 확보, 의회까지 1당 지배하에 두려 한다”며 한-자 갈등을 부추겼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청주〓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