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석재의원 자민련 탈당…JP “해도 너무한다”

  • 입력 2002년 5월 16일 18시 58분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인 자민련 함석재(咸錫宰) 의원이 16일 갑자기 자민련 탈당을 선언하자 그렇지 않아도 험악한 관계로 치닫던 자민련과 한나라당이 거의 ‘전쟁 일보 직전’이다.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한나라당의 원내 과반의석 확보전략이 시작된 게 아닌가 하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함 의원이 한나라당에 입당하면 한나라당의 의석(현재 133석)이 ‘과반의석 마이너스 1석’에 육박하게 되기 때문이다.

함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자민련의 불분명한 정체성과 불투명한 미래를 탈당 이유로 꼽은 뒤 “미래를 위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되는 후보를 도와 힘을 보태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위에서는 “지방선거 이전에 한나라당 입당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자민련 ‘추가탈당’ 긴장▼

자민련은 발칵 뒤집혔다.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충북지사 후보 선출대회에 앞서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요즘 정치가 해도 너무 하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이 의원도 “정말 정치가 망가져 가는 것 같다. 안타깝다”고 거들었다.

JP는 청주에서 열린 구천서(具天書) 충북지사 후보 선출대회에서도 “한나라당이 한 일을 생각하면 왜 사나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의원도 “용납될 수 없는 배신 행동으로 당을 떠나 우리의 등을 겨눈다면 용서할 수 없다”며 함 의원과 자민련을 탈당한 이원종(李元鐘) 충북지사를 싸잡아 비난했다.

자민련 의원들은 “추가 탈당 의원은 없다”고 단언했지만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탈당설이 나돌았던 한 의원은 “6월 지방선거 전 탈당은 기본적인 정치 예의에 벗어나는 일이다”고 말했으나 지방선거 후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한나라 “입당허용-반대”양론▼

한나라당은 함 의원의 탈당이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 측의 자민련 고사작전 결과로 비쳐지자 황급히 부인했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함 의원 탈당은 개인적인 일로 한나라당과 무관하다. 지방선거 전에 입당하면 자민련에 공연한 시비 빌미를 주게 돼 들어온다고 해도 안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용환(金龍煥) 국가혁신위원장은 “함 의원이 우리와 뜻을 같이 한다면 지방선거와 관계없이 입당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 자민련에 함 의원과 같은 고민을 하는 의원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 “과반의석확보 음모”▼

한편 민주당 정범구(鄭範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이 원칙도 도덕도 없는 ‘의원 빼가기’로 원내 과반수를 확보, 의회까지 1당 지배하에 두려 한다”며 한-자 갈등을 부추겼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청주〓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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