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대표 “김대통령 검찰수사 받아야”

  • 입력 2002년 5월 15일 18시 29분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15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권력형 비리 의혹의 몸통’이라고 규정하고 나서자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와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와의 관계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검찰에 촉구했다.

노 후보의 유종필(柳鍾珌) 공보특보는 이날 “최씨의 ‘입’에 따라 청와대와 민주당만 겨냥하고 있는데 권력의 시녀가 아니라 야당의 시녀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비난했다가 파문이 일자 “‘시녀’ 발언은 노 후보의 뜻과는 다른 것으로 취소한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모든 권력형 비리가 청와대 핵심, 나아가 김 대통령에게까지 직접 연결돼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제시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김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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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대표는 “현 정권은 김 대통령의 두 아들을 수사하는 선에서 사태를 적당히 얼버무리려 하고 있으나 김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 없이는 사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지방선거 중앙선대위 발대식 인사말에서 “검찰 수사가 민주당에만 초점을 맞추고 한나라당 쪽 의혹은 회피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독립된 검찰의 자세가 아니다”며 최씨가 이회창 후보 측에 20만달러를 제공한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검찰이 한나라당의 정치적 공세 회피에만 급급해 민주당과 청와대만 몰아친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검찰이 중립적이고 공정하지 못한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부산시장 후보 추대대회에서도 “여당도 야당도 아닌, 제2당의 중립적 정당의 후보로서 촉구하는 것이다. 검찰이 목소리 큰 사람에게 떠밀리지 말라는 것이다”고 이회창 후보에 대한 수사를 공개 촉구했다.

이에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노 후보가 검찰의 수사 방향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검찰 수사에 개입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타이거풀스 고문변호사를 지냈고 최씨와 접촉한 노 후보는 구속돼야 할 것이다”고 비난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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