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자민련 셈법다른 우군희망

  • 입력 2002년 5월 1일 18시 48분


“또다시 한나라당에 일회용 반창고로 이용당하는 것 아니냐.”(자민련 당직자)

“덥석 JP를 끌어안았다가 ‘수구연합’으로 내몰릴지도 모르는데….”(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측근)

1일 한나라당과 자민련 양쪽에서는 전날 자민련이 한나라당을 ‘구국전선의 우군’으로 삼겠다며 손을 내밀고, 한나라당이 이를 받아 ‘정책공조’ 복원을 희망하고 있다는 얘기가 오가고 있는 데 대한 우려 섞인 반응들이 제기됐다.

실제로 양당의 셈법은 다르다.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원내총무가 “한나라당의 진의가 보혁구도에 따른 보수대연합을 진지하게 추진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대여 정치공세를 위해 자민련의 의석을 좀 필요로 한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고 말한 것도 이를 의식한 것이다.

그러나 정진석(鄭鎭碩) 대변인은 “지금은 한나라당이 자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3일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의 회동 이후 보수세력 통합의 밑그림이 그려지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한나라당도 계산이 복잡하기는 마찬가지. 허태열(許泰烈) 기획위원장은 “JP를 끌어안아 보수일변도로 흐르는 인상을 주게 되면 득보다 실이라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JP 포용론’이 JP와 결별해 한나라당으로 옮긴 김용환(金龍煥) 국가혁신위원장은 물론 JP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개혁성향 의원들을 자극해 새로운 분란요인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선구도를 개혁 대 수구로 몰아가려는 여권의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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