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한나라당의 아성인데다 전체 선거인단의 26%를 차지하고 있는만큼 지역 표심(票心)의 향배가 중반 경선전의 판도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특히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에 맞서기 위한 최병렬(崔秉烈) 후보의 ‘영남후보론’이 어떤 평가를 받을는지도 관심사다.
이런 기류 탓인지 이날 대구대회의 초점은 ‘노풍을 잠재울 영남 대변자가 누구냐’였다.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호남에 뿌리를 둔 김대중(金大中) 정권의 계승자가 어떻게 영남후보가 될 수 있나”라고 노 후보를 비난한 뒤 “저는 지난 4년간 영남과 고통을 함께했다”고 주장했다.
최 후보는 “(이 후보와 갈라선) 박근혜(朴槿惠) 의원과 김윤환(金潤煥) 전 의원 등 모든 사람을 묶고, 노풍에 잠식된 영남 민심을 장악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라며 이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부영(李富榮) 후보도 “박근혜 의원 탈당은 이 후보의 포용력 부족을 드러낸 것”이라고 가세했다.
‘장외(場外) 공방’도 벌어졌다. 최 후보 측이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회창 후보 측이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지구당 위원장을 줄세우면서 ‘살생부’를 작성하고 있다”고 이 후보를 비난하자, 이 후보 측 신경식(辛卿植) 선대본부장은 “살생부를 만든 적도 없고 만들 생각도 없다”고 반박했다.
대구〓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