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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18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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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걸씨와 윤석중(尹晳重) 대통령비서관〓홍걸씨와 공동 소송 당사자인 윤 비서관(해외언론 담당)은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지내다가 95년경 남캘리포니아대에서 홍걸씨를 알게 됐다.
윤 비서관은 이런 인연으로 현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해외언론비서관실 계약직 전문위원으로 특채돼 대통령 내외의 영어 통역을 맡았다. 이후 3급 행정관으로 정식 임용된 뒤 2000년 7월 로스앤젤레스총영사관 홍보관으로 나가 1년 반 동안 근무하다 올 2월 말 청와대로 복귀했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윤 비서관이 홍걸씨가 이 전 의원에게 주기로 한 합의금 중 5만달러를 대신 내준 사실을 상기시키며 “국가공무원이 대통령 아들의 호화 유학생활 관련 사건에 나서는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윤 비서관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나는 소송당사자라서 일절 얘기를 못한다. 나로서는 심각한 문제이다”며 인터뷰를 사절했다.
▽이신범 전 의원의 팩스〓이 전 의원은 홍걸씨와의 소송을 진행하면서 한나라당과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여러 건의 문건을 팩스로 보냈다. 대부분 홍걸씨와의 소송 진행 과정을 알리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들이다.
작년 5월 홍걸씨로부터 56만달러의 합의금을 받고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 전 의원은 주로 홍걸씨 문제가 여론에 부각되게 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러나 작년 5월 검찰이 ‘옷 로비’ 의혹과 관련해 자신을 기소하면서 합의가 깨진 뒤에는 기소를 취소하게 해 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이 많았다.
▽이신범 전 의원과 유선호(柳宣浩)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전 의원은 작년 11월 유 전 수석에게 두 건의 서신을 보냈다.
11월 24일 서신에서 그는 ‘이곳의 변호사 비용이 몹시 높아 배상이라고 해봐야 경비를 갚는 데 불과합니다. 소송이 2년이나 계속됐으니 사정이 어떨지 짐작하실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또 11월26일 서신에선 ‘3남(홍걸씨)은 여기(로스앤젤레스) 집과 일산의 토지를 정리해 40(만달러)을, 윤석중 홍보관이 5(만달러)를 지급하겠다는 문서에 서명했습니다. 그러나 문서에 밝힌 집이나 토지를 팔려고 한 흔적은 없습니다. 달리 마련했더라도 그의 이해하기 어려운 소비 규모로 보아 다 써버렸을 가능성이 많습니다’라며 부탁을 덧붙이고 있다.
유 전 수석은 이에 “재야 시절 때부터 친분이 있는 이 전 의원이 팩스를 보내왔으나 요청을 거절했다”며 “이 문제를 청와대 내 누구에게도 보고하지 않았고, 보고할 필요성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신범 전 의원과 김무성 의원〓이 전 의원은 같은 해 11월 28일 한나라당 김 의원에게도 팩스 서신을 보냈다. ‘말씀대로 유 수석과 통신을 했으나 유 수석이 내용도 잘 모르고 (이 전 의원과 홍걸씨) 중간에 서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결론이 나서 손을 뗀다고 했습니다’는 게 서신의 골자다.
이 전 의원은 당시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비서실장이었던 김 의원에게 “총재에게도 보고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김 의원은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전 의원 개인의 일이지 당이 관련된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신범 전 의원과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이 전 의원이 김무성 의원에게 보낸 팩스 서신에는 당시 대통령정책기획수석직에서 물러난 박 실장에 대한 언급도 있다. ‘박 수석이 누구를 선임하여 연락할 것이므로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라는 대목.
그러나 박 실장은 “나와는 관계가 없고 당시 유선호 수석이 나에게 얘기를 하더라. 그래서 그 문제는 간섭하지 말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박 실장은 이 전 의원의 서신에 대해서도“그건 이신범씨의 주장일 뿐”이라고 부인했다.
반면 유 전 수석은 “박 실장은 청와대를 떠나 있었는데, 내가 그에게 왜 연락하느냐. 박 실장과 이 문제로 상의한 적이 없다”며 다른 얘기를 했다.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