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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12일 01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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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후보〓‘이회창 필패론’은 좀 더 잘하라는 국민의 뜻으로 이해한다.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은 대단한 바람이다. 변화를 원하는 국민 정서와 맞물려 저와 당이 따라잡지 못한 것도 인정한다. 그러나 이 정권이 연장되면 나라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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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후보〓노풍에는 이 정치를 어떻게든 바꿔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이 깔려 있다. 핵심은 진보세력 결집과 영남 지역연고주의 발동이다.
▽이부영 후보〓민주당 후보가 오히려 영남에서 앞서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 당에서) 보수 영남후보론이 나와 지지도가 더 떨어지고 있다. 우리 당은 수도권의 젊은 유권자들을 묶어 세워야 집권하고, 승리할 수 있다.
▽이상희 후보〓이념논쟁은 노풍을 잠재울 수 없다.
▽이회창 후보〓최 후보가 영남연고를 거론하는 것은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게 아닌가.
▽최 후보〓노풍은 영남을 얘기하지 않고 말할 수 없다. (노무현 후보의 영남 지지도가) 50%에 육박하고 있다. 뺏긴 것을 되찾기 위해선 도리없이, 슬픈 현실이지만 지역연고주의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이회창 후보〓97년 대선 당시를 회고하면 국가운영의 자질과 비전을 갖추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밀어주는 것이 영남정서라고 생각한다.
▽최 후보〓97년에는 영남후보가 없었다.
▽최 후보〓이회창 후보는 지지율이 떨어진 직접적인 계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회창 후보〓민주당 경선이 극적인 효과로 흥미를 끈 게 촉발요인이 됐다. 변화를 바라는 국민 정서도 합쳐졌다.
▽최 후보〓민주당은 열린 정치를 해왔지만 우리 당은 이에 부응하지 못해 답답한 느낌을 주지 않았나.
▽이회창 후보〓그런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우리 당도 국가혁신위를 만들어 정당개혁을 시도했다.
▽최 후보〓너무 ‘이회창 대세론’에 안주한 책임이 있지 않나.
▽이회창 후보〓사실이다. 그러나 바닥에 내려와서 그동안 못보던 것을 보게 됐고 총재직을 버린 뒤 새롭게 출발하고 있다.
▽이부영 후보〓이회창 후보는 이제 민주당후보에게 지지도가 뒤지는 것이 걱정되지 않나.
▽이회창 후보〓사실 답답하다. 그러나 국민이 선택할 시점에 가면 단순히 바람이나 스타를 보고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당과 저는 그런 바람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이부영 후보〓이회창 후보는 김대중(金大中) 정권을 좌파정권이라 했는데, 이 정부는 좌파정권이라서 실패했다고 보나.
▽이회창 후보〓이 정권은 교육개혁이란 이름으로 하향평준화를 만들고, 의약분업으로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빅딜이란 이름으로 기업을 여기저기 떼어 붙였다. 자유보다는 평등을 지향하는 정책이었기에 잘못된 것이다.
▽이부영 후보〓그렇게 색깔론이나 좌파론으로 보는 것은 한나라당의 집권전략에 해를 끼친다.
▽이상희 후보〓이회창 후보는 20, 30대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이 있나.
▽이회창 후보〓당 청년위에서도 대책을 많이 세우고 있으나 충분한 성과는 아직 못 거두고 있다. 솔직히 우리 당이 20, 30대엔 아직 약하다.
▽최 후보〓이 정부는 대북지원을 국민의 동의 없이 맘대로 했다. 최근 미 정부기관 보고에 따르면 금강산관광을 위해 우리가 제공한 돈이 무기사는 데 쓰였다는 것이다.
▽이부영 후보〓현 정부 대북정책의 틀은 평가한다. 그러나 야당과의 협의 없이 한 것은 동의할 수 없다. 서독의 빌리 브란트 정권이 동방정책을 펼 때 야당과도 긴밀하게 협의했다.
▽이상희 후보〓퍼주기식 햇볕정책보다는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풍년정책으로 바꿔야 한다.
▽이회창 후보〓이 정부의 대북정책은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는 게 문제이다. 포용정책이라는 것은 필요하지만 북한이 우리의 호의에 호응할 수 있게 전략적이어야 한다.
▽최 후보〓이회창 후보는 지난번에 북한에 쌀 30만t을 지원하는데 동의한다고 했다가 다시 주워담았는데….
▽이회창 후보〓잘못 알려진 것이다. 당시 농촌 재고미 문제가 발생해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 고민하다가 김만제 정책위의장이 200만t을 해소하는 방안을 강구한 것이다. 그러나 쌀 지원에는 분배의 투명성이라는 전제조건이 붙어 있었다.
▽이부영 후보〓준비가 안된 채 밀어붙이다 이 꼴이 났다. 그러나 현재 실시 중인 의약분업을 좌파적이니 그만두라고 하는 것은 안된다. 보완해서 실시해 나가야 한다.
▽이상희 후보〓의약분업은 유지돼야 한다. 의료전달체계를 명확히 하는 등 보완하면서 발전시켜야 한다.
▽이회창 후보〓진퇴양난이다. 방향은 좋으니 그리 가야 한다. 우리가 집권하면 의약 전문가가 포함된 재평가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최 후보〓온 국민이 불편해하는 게 현실이다.
▽이부영 후보〓이회창 후보는 의약분업을 좌파적이라고 보나.
▽이회창 후보〓좌파적이라는 것은 하향평준화쪽으로 가는 것을 말한 것이다. (의약분업은) 감당키 어려운 고통을 국민에게 강요했다.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불편을 줬다는 것이지 사상 면에서 얘기한 게 아니다.
▽이부영 후보〓보수니 좌파니 하는 것을 주장하는 것은 화합보다는 대립과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다.
▽이부영 후보〓최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보수적인 대북정책을 펼 것 같다.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기간이 끝나는 내년에 한반도 위기 우려가 높다.
▽최 후보〓강경하다는 것과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다르다. 미국은 먼곳에 있고 우린 북한에 붙어있기 때문에 미국을 설득하는 외교역량이 중요하다.
▽이부영 후보〓이회창 후보는 전략적 상호주의를 강조하지만, 장기적인 통일전략을 말한 적은 없다.
▽이회창 후보〓군사적 긴장 완화, 상호왕래를 통한 평화정착과 평화공존, 그 다음에 통일로 간다는 3단계안을 갖고 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