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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10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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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 측 김윤수(金允秀) 공보특보는 10일 새벽 이 후보의 서울 자곡동 자택에서 열린 심야 대책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에게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이념 등을 검증 차원에서 거론해 왔으나 한나라당에 악용되는 등 부작용이 많아 앞으로는 순수한 정책대결로 경선을 완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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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와 김기재(金杞載) 장성원(張誠源) 전용학(田溶鶴) 의원 등 측근 의원 6명이 전날 밤 11시부터 2시간 동안 가진 심야 회의에서 정리한 입장을 전달한 것이었다.
측근 의원들이 “지나치게 강공으로 가지 말고 개인 비방도 하지 말자. 정당하게 이념정책 대결로 품위있게 가자”고 제안하자 이 후보는 “알겠다. 참고하겠다. 지금까지 해오던이념 검증은 철저히 하겠지만 대신 내 이념이나 주장을 소상하게 보강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전언이다.
이 후보 자신도 기자들에게 “앞으로 ‘포지티브’(긍정적인 선거운동)를 많이 하겠다. 내 정책노선에 관해 더 집중적으로 설명을 많이 드릴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가 노 후보에 대한 이념 공세 등 네거티브(부정적인 선거전략) 위주의 경선 전략을 수정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돌았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김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은 점,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한나라당이 노 후보와 김 대통령을 공격할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전략적인 ‘숨고르기’가 필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 20여분간 격앙된 어조로 “지금까지 해온 노선투쟁 정책대결 의지에서 한치의 후퇴도 있을 수 없다”고 번복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 후보 스스로도 “대통령을 비판한다든지,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자택에 찾아왔던 6명의) 의원들에게 말했다”며 부분적인 경선전략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가 흥분한 이유는 이날 아침 일부 방송이 “이 후보가 색깔론이나 음모론이 먹히지 않자 이를 중단하고 정책대결로 가기로 했다”고 보도한 때문이었다.
측근들도 이 후보가 여전히 강공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밝히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경선 전략을 둘러싼 내부 이견이 심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후보는 11일 중단했던 전남 유세를 다시 재개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