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노무현 兩强체제 예고

  • 입력 2002년 3월 6일 00시 38분


민주당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경선이 첫 번째와 두 번째로 실시되는 제주와 울산지역 선거인단을 상대로 한 4일과 5일 동아일보의 여론조사 결과는 이인제(李仁濟) 후보와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초반부터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각축을 벌일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9일 경선이 실시되는 제주(선거인단 792명)에서는 이 후보가 32.5%의 1순위 지지를 얻어 23.4%의 지지를 얻은 노 후보를 앞섰으나, 바로 다음날 경선이 실시되는 울산(선거인단 1424명)에서는 노 후보가 40.4%의 1순위 지지를 얻어 지지율이 27.6%에 그친 이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두 지역의 선거인단 수에 따른 가중치를 적용할 경우엔 노 후보가 이 후보를 다소 앞서는 결과가 나온다. 따라서 16일 광주(선거인단 1932명)와 17일 대전(선거인단 1876명) 경선이 초반 판세를 가름하는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광주 경선 결과는 전남·북 및 호남 출신이 많은 수도권 지역 선거인단에 심리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대전 경선 결과는 이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 후보가 ‘대세론’의 흐름을 탈 수 있을지 여부를 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에 이어 울산에서도 일반국민 선거인단과 대의원 및 일반당원 선거인단의 후보 선호경향은 다르게 나타났다.

국민선거인단 응답자의 선호도는 노무현(44.3%)-이인제(21.4%)-정동영(14.3%)-김중권 후보(11.4%) 등의 순이었으나, 일반당원 및 대의원 선거인단 응답자의 선호도는 이인제(37.7%)-노무현(34.1%)-김중권(11.8%)-한화갑 후보(9.4%) 등의 순이었다. 울산지역의 일반국민 선거인단은 725명이고, 대의원 및 일반당원 선거인단은 699명이다.

노 후보는 대의원 및 일반당원 선거인단 지지율에선 이 후보에게 다소 뒤졌으나, 일반국민 선거인단 지지율에서 이 후보를 크게 앞서 여유 있게 1위를 차지했다. 정 후보도 제주에서와 마찬가지로 대의원 및 일반당원 선거인단보다는 일반국민 선거인단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노 후보와 함께 영남 출신인 김중권 후보가 양측에서 고른 지지를 얻어 3위로 뛰어오른 것도 지역정서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제주 조사에선 3위를 했던 한 후보는 울산 조사에선 5위로 처졌다.

제주와 울산 지역 여론조사는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들이 직접 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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