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 일가비난에 국회 대정부질문 파행

  • 입력 2002년 2월 18일 15시 12분


국회는 18일 본회의를 열고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을 벌였으나 민주당 송석찬(宋錫贊) 의원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 일가를 강도높게 비난하며 이 총재의 정계은퇴를 요구한 데 대해 야당측이 강력 반발, 퇴장함으로써 대정부질문 첫날부터 파행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마지막 질문자인 송 의원의 질문 때 단상으로 몰려가 질문서를 빼앗는 등 송 의원의 질문을 강력 제지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충돌을 빚었으며 송 의원이 질문을 계속하자 본회의장을 집단 퇴장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으나 송의원 발언 이전에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김성조(金晟祚) 의원 등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친인척 문제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김 대통령을 비리 몸통 인 것처럼 시사한데 대해 여당이 반발하고 있어 정상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송의원은 질문에서 "이 총재는 3대에 걸쳐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준 반사회적, 반민족적 행위를 역사와 국민 앞에 사과하고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 정계를 떠날 것을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 총재의 장남 수연씨(정연씨를 잘못 지칭)는 K제약 대표 아들 등 국내재벌 2세들과 함께 2000년 8월 대규모 주가조작을 공모했고, 수백억원에 달하는 정치자금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을 경악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9년 전현직 고위관료의 자녀들과 함께 이 총재의 차남이 입사한 미국계 컨설팅회사인 아더 앤더슨사가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등 정부기관의 용역을 대거 수주, 관련 공무원들과의 유착의혹이 있다"면서 "이 총재 부친은 검사 신분을 망각하고 남로당 프락치로 좌익활동을 하던중 구속됐다가 6·25 전쟁이 터지자 공산당이 내려오면서 석방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대통령 친인척과 권력핵심의 비리에 대해선 공소시효를 폐지하고 부관참시형을 도입해야 한다"면서 "대통령 처조카와 장차관 뒤에 비리 몸통이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를 조종하려면 총리정도는 돼야 하며, 총리가 아니면 대통령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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