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봉호씨 계좌에 이용호씨 돈 유입 초긴장

  • 입력 2002년 2월 15일 22시 49분


민주당 후원회장을 지냈던 김봉호(金琫鎬) 전 의원의 관련 계좌에 이용호(李容湖)씨의 돈 5000만원이 유입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치권, 특히 민주당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록 문제의 돈이 이씨가 직접 건넨 것이 아니라 김 전 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사업가 박모씨가 후원금 명목으로 전달한 돈이긴 하지만 돈의 흐름에 따라 불똥이 민주당으로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김 전 의원이 지난해 2월까지 4년여간 민주당의 ‘돈 줄’이라 할 수 있는 후원회장을 맡았었다는 점에서 의원들의 개인 스캔들과는 또 다른 차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이 돈의 성격과 전달 경위. 일각에서는 이씨가 김 전 의원에게 로비 자금을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특검이 본격적으로 정 관계를 겨냥하고 나섰다는 관측도 있다.

특검팀은 돈이 전달된 시기와 사용처 등에 주목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총선 자금으로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수표 5000만원을 차명계좌에 입금해 하루만에 현금으로 인출하는 등 돈세탁 의혹까지 일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이 당초 “이용호씨를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다가 “2000년 박씨의 사무실에 들렀다 인사를 나눈 적이 있다”고 말을 바꾼 것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그러나 특검팀 내부에서는 박씨가 이씨와의 거래 과정에서 받은 5000만원을 김 전 의원에게 총선 자금으로 건넸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는 듯하다. 자금 추적이 가능한 수표로 전달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여야는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당으로서는 아직 아는 바가 전혀 없다”며 “철저히 수사해 만약 위법사실이 있을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김 전 의원이 받았다는 돈이 민주당 또는 청와대로 흘러들어가지 않았겠느냐는 의혹과 김 전 의원이 이용호의 정관계 로비 창구라는 추정도 당연한 만큼 민주당과 청와대는 스스로 해명할 것은 해명해야 한다”고 공세를 취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정위용기자 viv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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