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홈페이지는 벌써 '혼탁 경선'

  • 입력 2002년 1월 16일 19시 14분


민주당 홈페이지(www.minjoo.or.kr)가 대선 예비주자들을 지지하는 네티즌간의 상호 비방으로 얼룩지고 있어 당 지도부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4월 20일 대선후보 선출 일정이 확정된 7일 이후엔 예비주자들을 노골적으로 칭찬하거나 근거 없이 깎아 내리는 글이 하루 200여건 이상으로 급증했다는 것. 그 이전엔 하루 수십 건 정도에 불과했다.

특히 현재 지지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인제(李仁濟)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 지지자들 간의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 고문 지지 네티즌들이 “‘이인제 대세론’은 허구이다. 앞으로는 ‘이인제 쇠퇴론’만 있을 뿐이다”라고 공격하면 이 고문 지지자들은 “노 고문은 불완전한 사람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시끄럽다”고 맞받아치는 식이다.

사이버 지원단은 최근 이 문제의 심각성을 당 지도부에 보고했고, 최용규(崔龍圭) 인권위원장은 1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국민참여경선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사이버상의 익명 테러가 시작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사이버지원단의 민기영(閔祺瑛) 부국장은 16일 “경선이 본격화하면 비방전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여 실명 등록을 해야 글을 올릴 수 있도록 회원제를 한시적으로 도입하거나 아예 당 홈페이지 내에 주자들의 개별 코너를 만드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특히 이번에 도입된 호주식 선호투표제가 모든 후보에게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기 때문에 다른 후보들의 지지자들로부터도 호감을 받고 있어야 유리한 만큼 ‘비방전은 제 살 깎기’라는 점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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