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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1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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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은 주요당직자회의 도중 자리를 빠져나와 기자들에게 “그동안 당내 정책결정 과정에서 혼선을 빚은 데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이어 “이미 예산안이 처리되면 의장직을 물러나겠다는 뜻을 이회창(李會昌) 총재에게 말씀드렸다. 정승 판서도 본인이 하기 싫으면 그만두는 것 아니냐”며 물러나기로 마음을 굳혔음을 강조했다.
그는 전에도 당내 일각의 ‘김만제 흔들기’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여기저기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엉뚱한 소리들이나 해대고…골치 아파 못해먹겠다”는 식으로 몇 차례 사퇴 의사를 내비친 적이 있다.
교원정년 연장, 방송법 개정, 건강보험 재정분리, 법인세 인하 등 한나라당의 기존 당론을 입법화하려다 ‘U턴’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쏠렸던 당내 일각의 비판에 대한 불만 토로였다.
관심은 이 총재가 김 의장의 사의를 받아들일지 여부. 아울러 이번 기회에 내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새 진용을 갖출지를 놓고 벌써부터 여러 얘기가 나돌고 있다.
그러나 이날 이 총재와 함께 강원도 군부대를 찾았던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이 총재가 김 의장의 사의 표명 소식에 “좀 빠른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주요당직자는 “예산안도 처리됐고 당장에 급한 일이 없어 김 의장 사표 수리 여부를 서둘러 결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새해가 돼야 조치가 취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