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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17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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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실무팀은 최근 김대중(金大中) 당시 야당 후보의 92년 대선 패배 이후 옛 민주당 상황과 김 대통령의 민주당 총재직 사퇴 이후 현 민주당의 상황을 비교해 ‘민주당 호(號)’의 진로를 전망한 보고서를 당 핵심 관계자들에게 보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첫번째 공통점은 김 대통령의 당적 상황. 92년에는 정계 은퇴를 했고 이번에는 총재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던졌지만 두 번 다 평당원 신분은 버리지 않았다는 것. 보고서는 “평당원 신분을 유지하는 것은 영향력을 재개하기 위한 기반”이라고 분석했다.
또 92년에는 DJ 측근들이 중심이 돼 결성한 ‘내외문제연구소’가 당의 핵심 세력이었다면 현재는 ‘중도개혁포럼’이 중심이 돼 대리관리체제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
결국 이들 대리세력은 민주당의 주요 방향을 결정할 때 ‘DJ 전위대’로 나설 것이라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김 대통령이 보이고 있는 행보도 비슷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정계 은퇴 후 정치를 떠나 통일문제에 치중했던 것처럼 이번 총재직 사퇴 이후에도 정치에 초월한 국정 전념 의지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민주당의 행로와 관련해 △민주당 내 개혁세력들은 민주당 내 실세들이 관여하는 중도개혁포럼 등에 의해 무력화되고 △김 대통령은 당원의 도리를 강조하면서 내년 지방선거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92년 이후와 지금 김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에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