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표정]‘DJ 결단’ 준비 청와대 하루종일 긴박

  • 입력 2001년 11월 7일 19시 37분


청와대는 7일 민주당 지도부 간담회를 통해 쇄신파동에 대한 수습의 단초를 마련했다고 보고 후속조치 마련 작업에 착수하는 등 하루 종일 긴박하게 돌아갔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주재로 이날 오후 3시 열린 민주당 지도부 간담회는 최고위원들이 돌아가며 자신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개진하고 난 뒤 김 대통령이 입장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 대통령은 오후 3시 회의장인 청와대 본관 2층 인왕실에 입장, 미리 와 도열해 기다리고 있던 한광옥(韓光玉)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들과 악수를 나눈 뒤 자리에 앉아 “여러분이 오늘 청와대에 오신 것을 환영하며 우리 당이 처한 당면 문제에 대한 고귀한 말씀을 듣고 마지막으로 저의 입장을 말씀드리겠다”며 회의를 시작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한광옥 대표를 향해 “회의를 진행하라”고 지시했고, 한 대표는 “대통령이 브루나이에서 귀국하자마자 쉴 틈도 없이 재·보선 이후 어려운 입장에 처한 당의 상황을 감안해 당 지도부와의 간담회를 갖게 됐다”며 “허심탄회하고 국민과 당원에서 희망을 주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참석자들의 발언을 유도했다.

지도부 간담회에는 민주당에서 한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12명과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이, 청와대에서 이상주(李相周) 비서실장과 유선호(柳宣浩) 정무수석비서관이 참석했다.

회의시작 10여분 전 청와대에 도착한 최고위원들은 대기실에서 한동안 환담을 나눴는데,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은 무슨 말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만 말했다.

○…이에 앞서 이상주 비서실장은 7일 오전 그동안 청와대 비서실이 수집한 여론 등을 종합해 마련한 수습책을 김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청와대 예산심의를 위해 열린 국회 운영위에 출석, “오늘 (지도부 간담회에서) 모든 것을 결론 내기는 어렵다”며 “어떤 사안은 해결책이 오늘 나올 수도 있고, 어떤 것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하기도 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나는 대통령의 브루나이 방문 기간 중 개혁그룹의 의견을 주로 듣고 보고했다”면서 “대통령이 앞으로 여러 건의와 의견을 들은 뒤 결론을 내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한편 박지원(朴智元) 정책기획수석과 유선호 정무수석은 이날 오전 내내 청와대를 비운 채 간담회와 대통령의 결단에 대비한 마지막 준비 작업을 했다는 후문이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