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택수의원 "DJ 하야" 발언 파문

  • 입력 2001년 10월 10일 19시 00분


여야 영수회담(9일)으로 모처럼 조성됐던 정치권의 화해 분위기가 10일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 의원의 대통령 사퇴 촉구 발언으로 하루 만에 냉각됐다.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안 의원은 서두부터 김 대통령의 통일·안보관을 집중적으로 문제삼은 뒤 김 대통령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6·25가 성공하지 못한 통일 시도’라는 김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그냥 흘려버릴 간단한 실수가 아니다”며 ‘망언’ ‘개탄’ ‘친북적 이념’ ‘해괴망측한 작태’ ‘석고대죄’ ‘이단적 정치리더십’ 등 자극적 표현으로 직격탄을 퍼부었다. A4용지 20쪽의 질문원고 중 11쪽이 김 대통령을 비난한 내용이었다.

▼관련기사▼

- 안택수의원 “6·25통일전쟁 발언에 분통”
- 안의원의 국회 대정부질문 발언요지

▼이번엔 김용갑의원 파문 ▼

- ①"현정권은 친북세력"
- ②'대한민국 정통성 흔들린다'

안 의원이 발언하는 동안 민주당 의석은 잠잠한 편이었다. 그러나 오후 들어 긴급 소집된 원내대책회의와 의원총회를 거치면서 안 의원을 격렬하게 성토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의총에서 송영길(宋永吉) 의원은 “안 의원 발언은 비겁한 정치적 테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성순(金聖順) 의원은 “이는 치밀하게 계획된 발언으로, 영수회담 하루 만에 벌어진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뒤통수 치기”라고 주장했고, 설훈(薛勳) 의원은 “안 의원 말은 한 마디로 ‘당신(대통령)은 빨갱이 아니면 바보이니 물러나라’는 뜻”이라고 흥분했다.

의총 후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원내총무는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에게 이 총재와 안 의원의 사과, 속기록 삭제 등을 요구했으나 이재오 총무는 “안 의원 발언은 개인의 정치적 견해를 담은 것으로 당에서 간섭할 사안이 아니다”며 거부했다.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이 “안 의원 사과 부분은 내가 알아서 해결할 테니 나에게 맡겨 주고 일단 속기록만 삭제한 뒤 본회의를 속개하자”고 양측을 중재했으나 이상수 총무가 끝까지 버텨 결국 이날 국회는 파행 상태로 끝났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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