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김용환 “자주만나 긴밀히 협력하자”

  • 입력 2001년 10월 5일 23시 55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김용환(金龍煥) 한국신당 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정국 현안 등에 대해 6개항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 총재가 회동 10분 전에 먼저 도착해 김 대표를 기다렸고, 김무성(金武星) 총재비서실장은 식당 입구까지 나와 깍듯한 예우를 갖췄다. 그간 두 사람 간에 비공개 회동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이 사실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엄정한 수사를 통해 이용호(李容湖) 게이트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며 “특히 대통령이 올바른 시국인식을 갖고 권력형 비리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하며 성역 없는 엄중한 수사를 지시하도록 촉구키로 했다”고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이 밝혔다.

두 사람은 경기 침체와 관련해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의 조기상환을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경제 악화의 근본 원인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정부의 기업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또 “정치권은 포용과 상생의 정치를 복원하고 국민 우선 정치를 통해 국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정부의 대북정책은 국민적 합의 속에 추진돼야 하며 정부는 주요 대북정책 내용을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권 대변인은 한국신당과의 합당이나 김 대표의 입당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고 부인하면서도 “두 분은 앞으로 자주 만나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자민련은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해 “정치인끼리 만날 수 있는 것”이라고 애써 무덤덤한 표정이었으나 두 사람이 공개적 유대를 통해 충청권을 잠식할 것을 우려하는 의원도 없지 않았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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