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감독위원회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이 3명의 관계에 의혹의 눈길이 모아졌다.
이씨는 국감 답변에서 “박 회장과는 동향이어서 평소 잘 알고 있으며 박 회장 사무실에 여러 차례 놀러간 일이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26일 구속영장 실질심사 때 “이씨 때문에 내가 당했다”고 진술, 두 사건 사이에 연관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은 “박 회장이 이용호 게이트의 배후 인물이고 이 과정에는 위 조흥은행장도 연결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작년 1월 조흥신용금고(현 신안금고)를, 이씨는 11월에 조흥캐피탈을 인수했고 이씨가 지배하고 있는 삼애인더스의 해외전환사채(CB)발행은 KGI증권(전 조흥증권)이 주간사 역할을 맡았다. 이 의원은 “이용호-박순석 회장과의 사이에 위 조흥은행장이 놓여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자회사 매각 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은행장의 의사는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씨와 박 회장, 위 행장이 모두 호남 출신이어서 조흥은행이 두 금융계열사를 매각하는데 지역 연고가 어느 정도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이다.
이씨와 박회장은 서로 형님 동생 하는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업에서만큼은 치열한 경쟁자였다. 두 사람은 조흥은행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매각을 결정한 조흥캐피탈을 놓고 경합을 벌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 회장은 기존 신안주택할부금융 신안금고에 조흥캐피탈을 추가해 금융 사업을 확장하려는 목적이었고, 이씨는 인수개발(A&D) 목적으로 조흥캐피탈의 현금 자산을 활용하겠다는 판단이었다.
양측은 총력전을 펼쳤지만 작년 9월 최종 입찰에서 이씨가 306억원을 써내 268억원을 제시한 박회장을 눌렀다.
이와 관련, 위 행장은 “박 회장은 4 ,5년 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AMP)에서 처음 만났으나 가깝게 지내지는 않았고 이씨는 전혀 모른다”며 “조흥금고를 박 회장에게 판 것은 경쟁 입찰을 통해 투명한 절차를 밟았기 때문에 특혜 의혹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