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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9월 7일 23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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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열린 긴급당무회의에선 ‘대통령 하야론’까지 거론되는 등 강경일변도의 분위기였다. 다음은 참석자들의 발언요지.
▽김현욱(金顯煜) 당무위원〓이 총리는 해당(害黨)행위자로서 제명해야 한다. 총리직 해임건의안도 제출해야 한다. 이 총리는 (총리직 잔류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했지만, 사욕을 채우는 행위일 뿐이다. ‘갈 지(之)’자 행보를 보고 어린이들이 뭘 배울 것인지 걱정된다.
▽정진석(鄭鎭碩) 의원〓진짜 ‘단칼’(이 총리의 별명)이 뭔지 보여줘야 한다.
▽박태권(朴泰權) 당무위원〓국민을 무시하고 개인적 흑심을 채운 행위, 당의 뜻을 무시하고 당에 충격을 준 행위에 대해 정치적 사망선고를 내려야 한다. ‘대통령 하야’까지도 주장해야 한다.
▽이용준(李龍俊) 당무위원〓초등학생도 이 총리는 (당으로) 돌아오는 게 옳다고 한다.
▽김종호(金宗鎬) 총재대행〓철통같이 단결해야 할 때가 됐다.
○…당기위원회를 거쳐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선 토론없이 제명안을 추인했다.
김종호 총재대행은 “당총재를 우리 손으로 제명해야 하는 가슴아픈 일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제명안에 이의가 없느냐”고 물었으나 아무도 입을 떼지 못하자 김 대행은 가결을 선포했다.
그러나 당무회의에서 제기됐던 총리직 해임건의안은 “모든 여건을 충분히 고려한 뒤 검토해야 할 문제”라는 당 지도부의 의견에 따라 이날 의총에서는 논의되지 않았다.
○…이 총리 제명 이후 자민련 총재직은 당분간 공석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가 총재직에 복귀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
그러나 김종호 총재대행이 총재직을 맡거나 당내외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한편 이 총리를 따라 입당했던 ‘이한동계’ 당직자들이 “동료들 보기 민망하다”며 스스로 짐을 챙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