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3당 공식회의 정부 대북정책비판이 주류

  • 입력 2001년 8월 22일 16시 52분


21일 열린 여야 3당 공식회의의 주 의제는 평양 8·15 민족통일대축전 이었다. 3당 모두 정부에 대한 비판이 주류를 이뤘다.

▼민주당▼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이 당무회의에 참석해 보고를 했으며 참석자들은 이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 다음은 발언 요지.

▽임 장관=당초 일부에서 (남측 대표단의 방북을) 승인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돌출사태를 예상해서 방북을 불허할 경우 새로운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어 조건부 방북을 승인했던 것이다. 일부 인사들이 승인조건과 약속을 어겨 물의를 야기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보다 면밀한 방책을 제대로 강구하지 못했느냐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천용택(千容宅) 국회 국방위원장=이런 식의 민간교류는 남북관계의 발전을 저해하고 정부 입장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방북허가가 단순 예측에 의한 것인지, 정보를 근거로 판단한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남남갈등은 통일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분열을 촉진할 뿐이다.

▽조순형(趙舜衡) 당무위원=보도를 보면 공안당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일부가 이를 묵살하고 (방북을) 승인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이상수(李相洙) 원내총무=보수세력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 정부의 대응이 신중치 못한 면이 있다.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그동안 북측의 모든 행동이 우리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 정부가 민간차원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으나, 군중대회적 성격의 행사는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에 말릴 우려가 많다. 민간이 교류하고 협력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우리의 통일 방식은 우리 헌법에 따른 통일이므로 민간교류도 여기에 맞춰야 한다. 통일전선전술에 말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원기(金元基) 최고위원=역사적 흐름에서 보면 작은 사건일지 모르나 민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임 장관=공안당국의 반대를 무시하고 보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관계부처와 상당한 협의를 거쳐서 보냈다.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임 장관 인책론과 햇볕정책 재검토의 목소리가 높았다.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해방 직후 좌우익 대립 상황을 보는 것 같다. 방북단이 북한 주민의 인권과 기아 문제에 대해선 왜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느냐. 그러니 북한에 그대로 있지 왜 (돌아)왔는냐 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햇볕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우리 국체에 대해 대통령이 명확한 견해를 밝혀야 한다.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지금까지 햇볕정책이 무슨 성과가 있었느냐. 우리 내부의 분열만 조장하는 햇볕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대통령과 통일부장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국회에서 관련 상임위를 열고 법무부장관과 통일부장관 등을 출석시켜 모든 의혹을 따질 것이다. 방북단에 대한 신원조회를 (제대로) 했으면 방북 적격 여부를 판단할 수 있었을 텐데 왜 허가했는지 등을 밝히겠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정부가 사건 수사를 검찰이 아닌 국가정보원과 경찰에 맡기는 등 사건을 축소, 희석하려는 의혹이 있다. 임 장관 해임을 미루면 모든 책임을 대통령이 질 수 밖에 없다.

▼자민련▼

당무회의에서 대북정책의 기본틀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이용준(李龍俊) 당무위원=햇볕정책은 수정이 필요한 때가 됐다. 친북세력이 차츰 강화되고 있고,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대한민국의 이념적 정체성이 훼손되고 있다.

▽김현욱(金顯煜) 당무위원=대북정책의 기본틀을 다시 세워야 한다. DJP공조의 기본틀도 다시 바꿔야 한다. 미군 철수 문제를 왜 북한 김정일(金正日)과 협의해야 하나.

▽김종기(金鍾基) 당무위원=JP는 북한은 변하지 않는데 왜 남측만 환상에 빠져있느냐고 말한 적이 있고, 국무총리인 이한동(李漢東) 총재도 친북세력이 늘어가고 있음을 걱정한 바 있다.

▽박태권(朴泰權) 당무위원=국가의 총체적 위기다. 통일부장관과 국정원장 및 경제팀 모두를 바꿔야 한다.

<문철·송인수·박성원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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