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광주 시국강연회 "이 정권 손만 대면 다 망가져"

  • 입력 2001년 7월 27일 18시 44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 등 당직자 및 소속 의원 30여명과 함께 27일 광주를 찾았다. 이 총재가 광주를 찾은 것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데 이어 두 달여 만이다.

이 총재는 이 지역이 한나라당의 취약지라는 인식에서인지 두 군데에서의 강연에서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과 함께 지역 균형발전을 강조했다. 청중들의 반응은 시종 진지했고 당직자들은 “지역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영포럼 강연〓이 총재는 광주 신양파크호텔에서 열린 광주 전남 경영자협회 초청 강연에서 “광주의 어음부도율과 실업률이 전국 6대 도시 중 두 번째로 높고 산업생산도 부진하다”며 “정권의 탄생지가 그 그늘에서 오히려 더 큰 희생을 치렀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지역주의를 떠나 지역균형 발전을 추구해야 된다”며 “이 땅에서 정치보복이 영원히 사라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호남지역에서 중량급 없는 인물로 총선을 치르고, 전국구 의원에 호남지역 인물을 한 명도 배정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 “특정 지역만 주로 찾아가는 이유가뭐냐”는등‘아픈’지적을쏟아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다”고 시인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시국강연회〓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 상록회관에서 열린 시국강연회에서 이 총재는 “이 정권은 수많은 교사를 몰아내더니 교사가 부족해지자 다시 교원을 늘리려 한다”고 꼬집은 뒤 “언론사 탈세를 조사한다는 명분으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은 나라의 기본을 흔드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만제 정책위의장은 “각종 선심성 정책으로 나라 빚이 IMF사태 이전에 비해 5배나 늘어나는 바람에 앞으로 경제가 계속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순봉(河舜鳳) 부총재는 “일부 시민단체와 관영 매체의 준동으로 언론 탄압이 언론사 탈세문제로 오도되고 있다. 교육 의약분업 등 이 정권이 손만 대면 다 망가진다”고 맹비난했다. 송영대(宋榮大) 전 통일원차관도 “햇볕정책의 목표는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인데 남한 사회가 먼저 친북화됐다”고 성토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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