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뜻깊은 오늘…" 인권위法 서명식 주무장관석 빈자리

  • 입력 2001년 5월 23일 18시 36분


23일 오전 10시 반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법 공포문 서명식에 참석했던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눈물이 핑 돌더라"고 말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인권 신장을 위해 취임 초부터 추진해 온 인권위법이 갖은 산고(産苦) 끝에 탄생해 서명하는 자리였지만 정작 주무장관인 법무장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가슴이 아팠다는 얘기였다.

불행중 다행으로 인권위법의 법무장관 부서(副署)란이 비어 있지는 않았다. 15일 공포와 동시에 김정길(金正吉) 전 법무장관이 미리 서명을 해놓았던 것. 이 관계자는 이런 상황을 전하면서 "김 전장관이 앞을 내다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가라 앉은 분위기 속에서 김대통령은 공포문에 서명한 후 "인권위원회는 앞으로 국민이 진정으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기구가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명식에는 이돈명(李敦明) 민주재단이사장, 한승헌(韓勝憲) 전 감사원장 등 법조계 및 인권단체 인사와 각계 대표들도 참석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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