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미비난 계속…南엔 유화적 자세

  • 입력 2001년 4월 8일 18시 40분


북한은 지난달 8일 한미정상회담 이후 한달 동안 남한에 대해서는 비난을 자제한 반면 미국에 대해서는 비난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통남봉미(通南封美)’의 자세를 보였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7일에도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꿈꾸며 전제조건을 내걸면서 마주 앉으려는 그런 자들과는 절대로 마주 앉지도 않을 것이며 대화도, 관계개선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미비난에 열을 올렸다. 평양방송도 7일 쿠바 아바나 국제의회연맹(IPU)에 참가했던 쿠바국가평의회 다빌라 부위원장의 말을 빌려 “북한과 쿠바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힘의 정책’에 대해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반면 조선중앙방송은 7일 남측에 6·15 공동선언의 이행을 강조하면서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나가는데 깊은 관심을 돌려야 하며,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경제협력을 단계적으로 잘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홍성남(洪成南)총리가 5일 최고인민회의 보고에서 대외관계 전면확대 의지를 밝힌 것처럼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 노력까지 포기한 것 같지는 않다. 관영언론을 통해 대미비난을 계속하면서도 정부 차원의 공식대응은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高有煥)교수는 “북한의 대미 비난은 미국에 대해 우리(북한)와의 대화에 나서라는 촉구의 뜻이 강하다”고 말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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