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은 YS·JP "또 만나자"…YS서도전서 1년만에 회동

  • 입력 2001년 2월 22일 18시 33분


JP에게 휘호 설명하는 YS
JP에게 휘호 설명하는 YS
김영삼(金泳三·YS) 전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명예총재가 22일 만났다.

YS의 서도전이 열리고 있는 세종문화회관으로 JP가 찾아간 것.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해 3월 모 신문사 창간기념일 행사장에서 잠깐 조우한 이후 처음이며, JP가 YS를 찾아가는 형식으로 만난 것은 YS의 퇴임 후 처음이다.

두 사람은 YS 재임 때인 95년 1월 JP가 사실상 출당되는 형태로 민자당을 탈당한 이후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정치권 일각에선 이날 회동을 관계개선의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두 사람은 시종 밝은 표정으로 건강과 운동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은 접견실에서 20여분간 밀담을 나누기도 했는데 밀담 후 “앞으로 또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YS는 “우리는 평생에 한번 만나는 사이도 아니지 않느냐”며 두 사람간의 인연을 강조했고, JP는 “오랫동안 찾아뵙고 싶었는데 이제야 뵙게 됐습니다. 운필(運筆)이 좋으신데 여러 가지 생각과 의지를 담으신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라고 화답했다.

YS는 JP를 안내하면서 자신이 쓴 ‘일기일회(一期一會)’를 가리키며 “평생에 한번 만날 소중한 인연”이라고 설명하는가 하면, ‘영광(榮光)’을 가리키며 “영광은 짧고 고뇌의 시간은 길다”고 뜻풀이를 하기도 했다.

JP는 “정계에 있는 저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해주셨는데 앞으로도 계속 걱정하고 도와달라” 면서 “건강하시니 앞으로 큰 힘이 되어주실 것”이라고 심중의 말을 꺼냈다. 이에 대한 YS의 답은 “보안법은 변함없습니까”였다.

JP는 기다렸다는 듯 “지금은 손볼 때가 아니죠. 우리의 주장을 확고히 갖고 끝까지 밀고나갈 것입니다. 염려 마십시오”라고 말했고, YS는 “보안법만큼은 끝까지 꼭 지켜주십시오”라고 거듭 당부했다.

YS는 JP를 배웅한 직후 역시 서도전을 보러 온 민국당 김윤환(金潤煥)대표와도 만났다. 그러나 김 민국당대표와 YS는 글씨만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고 관람을 마친 김 민국당대표는 곧 자리를 떴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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