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시민 내복 보내기]"북한동포 살리고 호남업체도 돕고"

  • 입력 2001년 1월 27일 18시 47분


영남지역 시민단체들이 ‘북한동포에게 내복보내기 운동’에 적극 동참해 ‘태창 사태’로 부도 위기에 몰린 호남지역의 내의 제조업체들을 돕고 있다.

‘바르게 살기운동 경남협의회’(회장 최효석)는 대북 내의지원을 위해 최근 ‘우리민족 서로돕기운동 본부’에 1차로 1300여만원을 기탁했다. 부산지역의 시민단체들과 대구 계명대 등도 모금을 위해 가두캠페인을 벌이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태창 사태’란 주식회사 태창이 전경련측과의 ‘합의’(태창측 주장)에 따라 북한에 지원할 내의 700만여벌(시가 400여억원)을 전북도내 200여개 업체에 맡겨 만들었으나 전경련측이 ‘그런 합의를 한 바 없다’며 인수를 거부해 내의를 만든 하청업체들이 모조리 도산 위기에 처해 있는 사태를 말한다.

시민단체 등의 성금으로 대북 내의지원은 급속히 확산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가 6만여벌, 대한적십자사가 17만여벌을 북측에 보냈다. 또 춘향문화선양회는 창극 ‘춘향전’의 평양공연 대가로 내의 11만여벌을 북측에 전달했다.

바르게살기운동 경남협의회 관계자는 27일 “혹한 속에 겨울을 나고 있는 북한동포를 돕겠다는 취지에서 모금을 시작했다”며 “결과적으로 부도위기에 몰린 전북지역의 영세 내의업체도 돕게 돼 지역감정도 치유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북 지원단체 관계들도 “전북의 내의 제조업체 부도사태가 시민단체들의 대북 내의지원 운동으로 조금씩 해결의 기미를 찾아가고 있다”며 “특히 영남지역 시민단체들의 도움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하태원기자>spo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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