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난수표방송 중단… 남파간첩 교신용

  • 입력 2001년 1월 25일 18시 27분


북한이 지난해 휴전선 일대에서 대남 비방방송을 중단한 데 이어 최근에는 지난 반세기 동안 남파 간첩과의 교신용으로 사용해 온 난수표 단파방송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5일 “북측이 난수표 단파방송을 지난해 12월 초부터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하고 “그 배경을 파악 중에 있다”고 밝혔다.

난수표 방송이란 북측이 거의 매일 자정 무렵이면 단파방송을 통해 5자리 숫자, 예를 들면 36541, 45872, 23124 등과 같은 숫자(일종의 암호)를 일정한 룰에 따라 불러주던 것으로 남파된 간첩은 이 숫자들을 듣고 북측의 지시를 파악해 왔다.

정부는 북측의 난수표 방송중단이 남북간 화해, 협력기조에 따른 유화책의 일환으로 보고 있으나 새로운 통신수단의 발전에 따라 북측이 상대방에게 쉽게 노출될 위험이 있는 낡은 난수표 방송을 버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이 난수표 방송은 중단했지만 남파간첩들과의 주요 교신수단으로 써 온 ‘편지글 방식’(예를 들면 ‘평양에 사는 00가 서울에 사는 00에게 보냅니다’라는 방식)은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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