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은 마키아벨리즘 신봉자" 일본 시게무라교수 기고

입력 2001-01-15 18:27수정 2009-09-21 10:59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북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마키아벨리즘’을 실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다쿠쇼쿠(拓植)대학 국제개발학부 시게무라 도시미쓰(重村智計·사진)교수는 월간지 주오코론(中央公論) 2월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마키아벨리가 ‘군주론’과 ‘정략론’에서 밝힌 전략은 김위원장의 정책과 너무나 닮아 놀랄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비상사태가 생겨 누가 봐도 확실한 위협이 될 정도로 큰 문제가 일어났을 경우 그것을 없애려고 초조해 하기보다는 시간을 버는 쪽이 훨씬 확실한 방법이다’(정략론)라는 대목은 김위원장이 김일성(金日成)주석 사망 이후 4년간 침묵을 지킨 이유를 잘 설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군주는 전투와 군사 조직, 훈련 이외에 어떤 목적도, 어떤 배려도, 또 어떤 직무도 갖고 있어서는 안된다. 즉 이것이 원래 통치자에게 속하는 유일한 임무다’(군주론)라는 구절은 김위원장이 왜 군 우선 정책을 추진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게무라교수는 이밖에 △사랑받는 것보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군주론) △누군가가 훌륭한 진언을 했다 하더라도 좋은 의견은 당연히 군주의 깊은 사고에서 나온 것으로 해야 한다(군주론) △군주가 다른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 것을 손에 넣으려고 한다면 상대방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어서는 안된다(정략론)는 등 대목도 김위원장의 행동을 이해하는데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시게무라교수는 부시 정권에 대한 북한의 대응 방안에 관해 “마키아벨리의 이론대로라면 한미일 3국 협력관계를 흔들어 놓되 이들 국가에 대응할 만한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클린턴 미 대통령의 방북 추진은 일―미관계는 물론 일―한 동맹관계도 크게 흔들어 놨다”며 “북한은 앞으로도 미 대통령의 방북과 주한 미군의 자발적 철수를 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게무라교수는 북한의 책략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한미일 3국의 정책 협조와 동맹관계를 강화한 다음 북한을 넣은 ‘신 4자회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