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탄핵안 파문]여야, 접촉 끊은채 공방전

  • 입력 2000년 11월 21일 18시 41분


여야는 21일 검찰총장 탄핵안 처리 무산과 관련해 일절 접촉을 끊은 채 상대방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등 강경대치를 계속했다.

민주당 정균환(鄭均桓)총무는 21일에도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총무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정창화 총무는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저쪽(한나라당) 내부에서 접촉금지령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 있었던 최고위원 비공식 간담회에서도 대야관계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최고위원들은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당위성에 공감하고 다각적인 대야접촉을 갖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에 줄 것이 없다는 게 민주당 지도부의 고민. 이날 서영훈(徐英勳) 대표 주재로 열린 당 4역회의에서도 한나라당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사과 △검찰수뇌부 및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의 사퇴요구를 ‘정치공세’로 일축했다.

정균환 총무는 “야당은 받아들일 수 없는 정치공세를 펼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국회를 정상화해 공적자금 동의안을 처리함으로써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계속 대야 설득작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아쉬울 것이 없다는 모습이었다. 한나라당은 이날 ‘한나라당 불교신도회 조찬법회’를 갖는 등 상대적으로 ‘여유’를 보였다. 이번 파행정국에 대해서는 여당에 비판적인 여론이 우세한만큼 급할 것이 없다는 판단 때문인 듯했다.

그러나 여당에 대한 공세의 고삐는 늦추지 않았다. 이회창(李會昌)총재 주재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창화 총무는 “(김대통령의 사과 등) 우리 요구에 대한 민주당의 응답이 없다”며 “나라가 망해봐야 깨달을 사람들”이라고 맹비난했다.

한나라당은 이어 국회 원내총무실에서 총무단과 상임위원장, 간사단 연석회의를 갖고 민주당이 단독국회나 단독 상임위 개회를 강행할 경우 실력저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당사와 국회 정문 앞에 내걸었던 이의장 사퇴 촉구 플래카드 3개가 오후 들어 사라지자“의장 지시로 국회 사무처직원들이 떼간 것 아니냐”며 발끈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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