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는 노동당 2중대" 김용갑의원 발언파문… 본회의 중단

  • 입력 2000년 11월 14일 18시 38분


14일 국회 본회의 통일 외교 안보분야 대정부질문은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의원이 민주당을 ‘조선노동당 2중대’라고 비난한 데 대해 민주당이 거세게 반발함에 따라 중단됐다. 김의원은 이날 네번째 질문자로 나서 “민주당이 당의 정강정책까지 바꿔가면서 국가보안법 개정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며 “이러니 사회 일각에서 민주당이 조선노동당의 2중대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김의원의 발언이 ‘반민주적, 반통일적 작태’라며 강력히 항의했고,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은 오전 11시11분쯤 본회의 정회를 선포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총무회담을 두 차례 열어 수습방안을 협의했으나 의견이 엇갈려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회담에서 한나라당은 김의원의 발언 중 문제된 부분을 국회 속기록에서 삭제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민주당은 속기록 삭제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김의원의 사과와 한나라당 출당 또는 의원직 제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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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본회의 정회 후 긴급 의원총회와 원내대책회의를 잇따라 열고 김의원의 제명 요구 등 강경 방침을 정했다. 박병석(朴炳錫)대변인은 “김의원의 발언은 국민을 적으로 돌리고 국민과 정부를 이간시키려는 반통일적 언행”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도 이회창(李會昌)총재 주재로 총재단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김의원의 발언은 적절치 못했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속기록 삭제 요구에 대해서는 응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더 이상의 추가 조치는 없다고 밝혔다. 김의원 본인도 “의원직을 그만두더라도 사과할 뜻이 없다”고 말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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