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셈첫날 스케치]金대통령, 전통가락속 정상들 영접

  • 입력 2000년 10월 20일 19시 05분


20일 오전 9시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3층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개회식을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올린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는 첫날 정치 안보분야와 경제 통상분야로 나눠 1, 2차 정상회의를 가졌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오전 8시40분경 컨벤션센터에 도착해 1층 로비에서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와 함께 회원국 정상들을 영접했다.

각 국 정상들은 청사초롱을 든 ‘초롱이’들의 안내를 받으며 회의장에 입장했다. 이들이 입장할 때 100여명의 내외 귀빈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아시아와 유럽의 공동번영을 주제로 한 ‘사운드 퍼포먼스’에 이어 ASEM 휘장이 무대 위로 떠오르면서 개막식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김대통령의 개막연설에 이어 연단에 오른 프랑스, 태국, 유럽연합(EU), 영국 정상들은 아시아와 유럽의 화합과 공동번영을 강조하고 김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을 거듭 축하.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연설에서 “세상이 약해 보이더라도 결코 무너지는 일이 없는 것은 모든 사람의 마음에 진리와 정의를 위한 염원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 김대통령의 ‘옥중서신’을 인용해 큰 박수를 받았다.

○…컨벤션센터 3층에서 열린 김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슈뢰더 총리는 김대통령에게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빌리 브란트 전 총리가 직접 서명한 사진책자를 선물했다.

슈뢰더 총리는 책과 함께 “독일의 경우 ‘완화정책’이 독일 통일의 밑거름이 되었고 한국은 햇볕정책이 통일의 바탕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인사.

○…김대통령은 이날 아셈 회의장에 나온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에게 특별한 관심을 표시했다.

김대통령은 개회식을 주재한 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에 이어 14번째로 퇴장하다가 단하(壇下) 맨 앞줄에 앉아 있던 이총재를 보자 정상들의 퇴장행렬에서 벗어나 이총재의 손을 잡고 한참 얘기를 나눴다. 김대통령은 이어 서영훈(徐英勳)민주당대표, 김종호(金宗鎬)자민련총재대행 및 3부요인들과도 악수를 했다.

○…김대통령과 이여사는 오후 7시35분경 청와대 영빈관에서 각 국 정상 내외와 대표단, 국내외 주요 인사 170여명을 초청해 공식 만찬을 가졌다.

만찬은 구절판과 호박죽, 해물생선전, 신선로, 갈비살과 수삼구이 등 전통 한국음식으로 차려진 식사에 이은 전통민속 공연 순으로 2시간반 동안 진행됐다.

○…당내 경선에서 패배, 총리 후보직을 내놓은 이탈리아의 줄리아노 아마토 총리와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에 시달리고 있는 영국의 블레어 총리는 개막식과 1차 정상회의에만 참석한 뒤 20일 오후 서둘러 한국을 떠났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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