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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0월 9일 1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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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남북관계특별위원회다. 남북관계특위는 7월6일 한나라당 이총재가 제의해 다음날인 7일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가 수용했지만 아직 기구 구성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여야 영수의 합의대로라면 이 기구는 향후 남북관계의 모든 현안을 논의하게 된다.
또 하나는 4월 여야 영수가 합의했던 ‘여야 정책협의회’의 재가동이다. 여야정책협의회는 여야 8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5월까지 3차례 회의를 열었으나 여야 관계가 악화되면서 흐지부지됐다.
여야는 두 기구를 가동함으로써 정국을 풀어가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남북문제와 경제문제를 상시 조율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게 됐다. 남북관계특위에서는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 속도문제 △대북 경제지원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관계와 관련한 포괄적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정책협의회에서는 △경제구조조정을 위한 법안처리 △공적자금 투명처리 방안마련 등 경제문제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두 기구의 가동은 그동안 남북 및 경제문제에서 소외된 느낌을 주었던 한나라당을 정책결정과정에 참여시킨다는 긍정적 평가를 할 수 있지만 두 기구의 생명력은 미지수다.
경제나 남북문제는 그동안 여야의 시각차가 뚜렷해 좀처럼 의견접근이 어려웠던 난제들이기 때문. 특히 남북관계의 속도조절 문제나 경제위기에 대한 처방 등은 9일 영수회담에서도 상당한 시각차를 보였던 대목들이다.
두 기구의 법적 구속력도 문제다. 여야간 합의도 중요하지만 합의결과의 정부정책 반영여부가 여야 협의체의 생명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