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장외집회]박근혜부총재 대구 갈까? 말까?

  • 입력 2000년 9월 28일 18시 49분


국회 등원론을 주장하는 등 당내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 온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부총재는 대구 장외집회 하루 전인 28일 집회참석 여부를 놓고 하루 종일 고민했다.

박부총재는 이날 오후 KBS1 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아직 참석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장외집회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변함이 없는데, 여당이 성의를 보이지 않아 실망스럽다”고만 말했다.

박부총재의 한 비서는 “등원론 주장은 변함없지만 많은 지역민들이 집회 참석을 요청하고 있어 부총재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부총재가 고심하고 있는 진짜 이유는 다른데 있다는 시각도 있다. 즉 집회에 참석하면 이회창(李會昌)총재에 ‘투항’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고 반대로 집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당내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마지막까지 저울질을 하고 있다는 것.

한나라당 지도부도 박부총재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 경북지역에서 영향력이 큰 박부총재가 불참할 경우 대구집회의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기 때문.

이총재도 27일 박부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참석해달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또 대구집회 프로그램에 박부총재의 연설을 미리 집어넣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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