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국방장관회담]경의선 연결공사 '입장差'조율

  • 입력 2000년 9월 24일 19시 34분


25, 26일 제주에서 열리는 남북 국방장관급회담의 상징적 의미는 매우 크다. 남북 군 수뇌부가 자리를 함께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6·15 공동선언’ 이후 급진전되고 있는 남북간 화해협력 무드에 한층 강한 모티브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남북대표단〓북측 대표단은 김일철(金鎰喆·차수)인민무력부장을 수석대표로 인민무력부 총참모부 및 총정치국 인사들로 짜여졌다.

김부장은 권력서열 8위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군부 측근 중 한 명. 명석한 두뇌에 침착하고 내성적 성격이며 술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연평해전 때는 김부장이 북측 군령권을 행사한 반면 남쪽에선 남측 수석대표인 조성태(趙成台)국방장관이 당시 사태를 진두지휘했다.

북측 부단장인 박승원 부총참모장(중장)은 이번 회담에서 북측 전략과 의제를 기획 조율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북측 대표단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혁명 3세대로 92년까지 북한군이 자랑하는 기계화군단 820훈련소 참모장을 지냈다. 97년 2월 최광(崔光)인민무력부장 사망 때는 당정군 간부 85명으로 구성된 국가장의위원회에 포함되기도 했다. 김현준소장(준장급)은 11일 송이버섯 전달차 서울에 온 박재경(朴在慶·대장)총정치국 부총국장을 수행했다. 군내 사상업무를 담당하는 총정치국 부장으로 정확한 소속은 불명.

총정치국 부장인 노승일대좌는 85년 8월 남북적십자회담시 ‘리웅걸’이라는 가명으로 방한한 바 있으며, 인민무력부 정찰국, 대외사업국 등의 부서를 거친 러시아 전문가.

유영철대좌는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비서장으로 94년 12월 북측 지역에 불시착한 미군헬기 조종사 송환문제를 협의하기도 했다.

남측은 조성태 장관을 수석대표로 김희상(金熙相·육군중장) 장관 특별보좌관, 김국헌(金國憲·육군준장) 국방부 군비통제관,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북미국장, 이인영(李仁永·육군대령) 합참 작전계획과장이 대표로 나선다.

▽회담의제 및 전망〓북측은 의제를 ‘경의선 철도연결과 도로개설에 따른 군사적 문제 협의’로 한정하고 있다. 북측은 기자를 데려오지 않았고 통신로도 개설하지 않아 회담에 다소 소극적인 듯한 태도다.

반면 남측은 경의선 연결공사에 관한 기술적 문제를 협의할 ‘군사실무위원회’ 구성을 제의할 방침이다. 군사실무위를 통해 작전 공사부대간 핫라인 개설, 공사인력의 식별문제, 지뢰제거방안 등을 논의해 나가자는 것.

그러나 남측은 이번 회담이 양측 군 수뇌부의 첫 만남인 만큼 북측에 가급적 부담을 주지 않고 가까운 시일 내에 평양 등 북측지역에서 2차회담을 가짐으로써 국방장관급회담을 정례화하는 데 역점을 둔다는 복안이다.

<황유성기자>yshwang@donga.com

국방장관회담 남북대표단 비교
남측북측
조성태육사20기, 58세. 육본전략기획과장, 국방부정책기획관, 정책실장, 2군사령관, 예비역육군대장, 국방부장관김일철평양, 67세. 만경대혁명학원, 소련해군대학, 동해함대사참모장,해군사령관,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국방위원회부위원장, 인민무력부장
김희상육사24기.55세.육사교수,청와대국방비서관,사단장,군단장,국방대총장,장관특별보좌관박승원김일성군사종합대학,중장(92년),총참모부 부총참모장(98년),최고인민회의 제10기 대의원
김국헌육사28기,51세.영국런던대 군사학박사, 국방부협상전략과장,군비통제차장,군비통제관김현준소장(97년),총정치국 미상부서 부장
송민순서울대,52세.외교부 북미국 심의관,청와대 외교통상비서관, 북미국장노승일정찰국 외국어강습소,체코무관,러시아무관,대외사업국부국장,총정치국 미상부서 부장
이인영육사31기,47세.합참 전투협조과장, 작전계획과장유영철군정위비서처 정치장교, 판문점대표부 책임연락관,대좌(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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