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복원 北측 기공식은 언제]이르면 주내 착공

  • 입력 2000년 9월 18일 18시 56분


경의선 철도 복원 기공식을 공동으로 개최하려던 정부측 구상은 북측에서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아 무산됐다.

북한 노동당 김용순(金容淳)대남담당비서는 최근 특사자격으로 서울을 방문한 뒤 귀환하면서 “(경의선 기공식을)공동으로 한다”고 말했지만 북측은 남측 행사가 진행된 18일에도 아무런 입장을 전해오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14일 ‘공동보도문’을 발표한 뒤 “북측은 ‘남측 기공식 언저리’에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 바 있다. 게다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도 지난달 12일 남측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에서 “남측이 먼저 경의선 철도 복구공사에 착공하면 즉시 우리도 뒤따르겠다”고 말했었다. 따라서 빠르면 이번 주 안에 북측이 기공식을 가질 것이라는 게 정부측 판단이다. 물론 북측이 25일부터 이틀간 제주도에서 열리는 국방장관회담 의제로 철도연결과 도로개설에 관한 군사문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북측 공사일정이 회담이후에나 확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남측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기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에 상응하게 김국방위원장이 북측 행사에 참석할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경의선 연결은 김일성(金日成)주석의 유훈이라는 점에서 김국방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행사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북측 공사진행과 관련해 김국방위원장은 “38선(군사분계선) 2개 사단 3만5000명을 빼내 즉시 착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북측은 경의선 공사에 대부분 군인들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래도 비무장지대(DMZ) 북측 장단∼봉동구간(8㎞)에는 지뢰제거 등 군인들이 맡아야 할 공정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북측 기공식 행사가 열릴 때 누가 참석할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북한 노동당이 관할하는 장관급회담 합의사안인 경의선 복원에 대해 군부가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 정부는 따라서 북한 군부의 핵심인사인 조명록(趙明祿)군총정치국장을 비롯, 김영춘(金英春)총참모장 등이 참석할 경우 북측 군부가 확실하게 평화정착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경의선 기공식 참석을 기대하고 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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