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방미취소]정부, 北-美관계 중재 착수

  • 입력 2000년 9월 6일 18시 27분


정부는 6일(이하 한국시간) 뉴욕을 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북한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회담이 무산됨에 따라 이번 사태에 대한 정확한 경위조사와 함께 북―미관계 악화방지를 위한 다각적인 외교노력에 착수했다.

김대통령은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의 정상회담(7일)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향후 대책과 최근 남북관계 진전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김대통령을 수행중인 김하중(金夏中)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양국관계가 악화돼서는 안된다는 미국측의 뜻이 북한에 전달되면 관계가 복원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가 남북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클린턴대통령이 7개 ‘불량국가’ 중 유일하게 북한의 김위원장을 자신이 주최하는 리셉션에 초청한 것은 북한에 대한 우호적 입장을 보인 것”이라며 “김위원장이 불참하게 된 데 대해 미국정부도 아쉽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영(朴晙瑩)공보수석비서관도 공식논평을 통해 “김대통령은 김위원장과의 회담이 이뤄지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일로 남북간에 예정된 모든 교류 협력관계에 어떤 지장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일시적인 북―미관계 악화는 불가피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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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감표명 北 "강력대응"▼

한편 미국 정부도 이날 이번 사태와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으며 외교채널을 통해 북한측에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이와 같은 불상사가 발행하지 않도록 함께 방법을 찾아보자”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록하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번 일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고 “북한 대표단이 밀레니엄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를 우리가 고대해 온 것에 비춰볼 때도 이는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국무부의 한 관계자도 “북한측이 국무부에 항의를 해 미 정부의 유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사건이 민간항공사의 검색과정에서 생긴 일로 정부와 무관하다”고 밝혀 북한이 요구하는 공식사과는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북한은 외무성 성명에 이어 이형철(李衡哲)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건은 최근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남북간의 긍정적인 관계증진 추세를 반대하는 미국에 의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미국의 파렴치한 행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 미국의 아메리칸항공으로부터 ‘무례한’ 몸수색 당했다는 이유로 방미 취소 결정을 내린 김영남위원장 일행은 6일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을 거쳐 북한 고려공항 전세기편으로 평양으로 돌아갔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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