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도로 동시연결]남북교류 더 빨리 더 많이

  • 입력 2000년 8월 24일 18시 57분


《남북이 경의선 철도 복원과 함께 최초의 도로 건설에 합의함으로써 남북 사이의 인적 물적 교류 확대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대와 북한측이 합의한 대로 개성에 2000만평 규모의 공단을 건설하게 되면 철도만으로는 교통량을 감당하기 어려우며 인적 물적 이동이 보다 자유로운 도로의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남북 당국자들의 판단이다. 또한 서울∼문산∼개성 간에는 오랜 옛날부터 국도 1호선이 있으나 비포장 2차로여서 경제관광특구가 될 개성과 남한간의 교류를 감당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빈약하다는 것. 당장 지뢰와 숲, 군사시설로 가득한 지역에 철도를 놓기 위해 차량과 인력이 드나들 공사용도로도 필요하다.》

▽어떻게 공사하나〓기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하는 패스트 트랙(Fast―Track) 공법이 동원된다. 특히 6개월 이상 걸릴 지뢰제거가 끝날 때까지 손놓고 기다릴 수 없기 때문에 남측 12㎞ 구간을 여러 공구(工區)로 나눠 공구별로 지뢰제거를 해나가면서 동시에 기반공사를 하게 된다.

도로의 경우 남측 구간인 통일대교∼장단(군사분계선)간 6㎞는 자유로처럼 가운데 4차로부지를 남겨 놓고 우선 양쪽으로 왕복 4차로 도로를 낼 예정이다. 북한측도 개성∼판문점간의 기존 도로를 놔두고 개성∼장단간 도로를 새로 놓아야 하지만 구체적 노선과 차로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철도는 기존의 노선을 그대로 따라 놓되 임진강 철교의 안전 점검 결과에 따라 새로 철교를 놓을 수도 있다. 북한측은 개성에서 4㎞ 지점까지는 철로가 있으나 군사분계선까지는 전면 철거된 상태. 따라서 개성∼장단간 12㎞ 중 8㎞를 새로 시공해야 하며 남한측 계산으로는 89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분주한 시공업체들〓경의선과 국도 1호선 남북 구간 연결 공사 사업자로 내정된 현대 삼성 대우 등 3개 건설업체는 환영하는 분위기 속에서 발빠르게 준비작업에 착수하는 모습이다. 현대아산을 중심으로 대북사업을 운영해온 현대건설은 토목사업팀을 중심으로 실무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했고 연초부터 그룹의 남북경협사무국을 중심으로 대북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우 전담팀 구성을 추진하면서 준비 작업에 부산한 모습이다.

연초부터 대북경협사업팀을 구성, 운영중인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착공에 앞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업체별 사업비 분담 비율 등을 협의해야 하는 등 선결 과제가 적지 않다”며 “시일이 촉박한 만큼 업체간, 민관간 협의체 구성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공식은 어떻게〓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다음달 14,15일경 임진각 근처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는 ‘LG애드’측은 “세계인들이 감명 받을 만한 축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의선은 시베리아횡단철도 및 중국횡단철도와 연결되어 한반도의 지평을 넓히는 중심축이 될 것이라는 판단아래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주변국정상의 영상 축하 메시지를 받을 예정. 축하공연과 갖가지 퍼포먼스도 준비된다. 각국의 VIP와 재외동포 실향민 지역주민 시민단체대표 등 1000여명이 초청된다.

<신연수·황재성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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