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한반도 하나의 경제권' 강조 의미는?

  • 입력 2000년 8월 22일 18시 38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2일 “경의선과 경원선을 복원하면 남한만의 경제에서 한반도경제로 확대되고, 중앙아시아 유럽대륙의 4개 횡단철도로 뻗어나가 우리가 동북아시아의 주변국에서 대륙과 대양을 연결하는 중심국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새 내각의 첫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남북관계 발전은 21세기를 한반도의 세기로 만들어간다는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대통령이 이처럼 ‘한반도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보는 큰 시각’을 강조한 것은 6·15공동선언 이전부터 강조해온 남북경제공동체 구상을 집권 후반기에 본격적으로 실현해보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동용승(董龍昇)삼성경제연구원 북한팀장은 “통일된 경제체제의 중간단계로 경제공동체를 우선 실현시키겠다는 게 김대통령의 생각일 것”이라며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경제는 그동안 분단으로 ‘섬나라 경제’나 다름없었다”며 “북한경제와 공동체가 돼 대륙으로 연결되면 한반도 경제 자체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이날 발언에서도 드러나듯 남북 경제공동체를 통해 얻으려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한반도 긴장완화와 통일부담 경감이라는 정치 안보적 이익이고, 또 하나는 경제적 효과다.

경제부처는 이런 김대통령의 주문을 ‘경제정책의 기본발상부터 바꾸라는 것’으로 이해하면서 앞으로 우리 경제에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이들 부처는 구체적으로 △사회간접자본 개발시 북한과 유라시아대륙 연결까지를 감안한 발상의 전환 △남북 간 비교우위를 활용한 국제경쟁력 향상 △남북 공동사업의 발굴 및 예산확보 △남북 중복사업 배제 △경제표준의 통일작업 등을 우선 고려 사항으로 꼽고 있다.

이런 ‘한반도 경제권’의 첫 상징적 출발점은 내달 경의선 철도 착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경의선을 통해 유라시아와 연결되면 ASEM 정보통신망, 영종도 신공항, 부산 항만시설 확충 등과 함께 한반도 경제권이 투자와 물자교역의 국제적인 중심지로 떠오를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문철·박원재기자>fullm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