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 수교협상 21일 재개…양측 타결에 적극적

  • 입력 2000년 8월 20일 18시 37분


북한과 일본은 21일부터 25일까지 도쿄(東京) 및 지바(千葉)에서 제10차 대사급 국교정상화교섭을 벌인다. 양국은 92년 교섭이 결렬된지 7년 반만인 4월 평양에서 회담을 재개한 뒤 10차 교섭을 5월 갖기로 했다가 북한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미뤘었다.

북한측 교섭대표인 정태화(鄭泰和)대사는 최근 일본 TBS TV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측의 태도 여하에 따라서 회담이 급진전될 수 있다”며 의욕을 보였다.

일본에서도 교섭의 최대 걸림돌로 꼽아온 일본인 피랍 문제를 교섭과 연계해서는 안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의 입지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북한 정부 및 노동당에 ‘연내에 교섭의 결말을 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북한에 추가로 쌀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그러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한국언론사 사장단과 만나 “일본과는 절대로 자존심을 꺾어가면서까지 수교하지는 않겠다”고 말한 것이 걸림돌이다. 김 위원장이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도 일본내 대북 강경론자의 입지를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도 먼저 과거청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북한과 일본인 피랍의혹과 미사일 문제 협의를 동시에 진전시켜야 한다는 일본측의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그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이번 회담이 순항하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내달 22∼24일 일본을 방문하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일본 정부와 업계가 대북 경제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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