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3題]'8·30 결전' 안개속

  • 입력 2000년 8월 11일 18시 40분


《8·30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전이 가열되고 있다. 15명의 후보들이 저마다 분주히 표밭을 누비는 가운데 일부 후보는 당 지도부를 전면 비판하고 나섰다. 격화되는 싸움 속에 전통적인 주류와 비주류의 구분도 무의미해졌다.》

▼박상천의 쓴소리▼

법무부장관을 지낸 박상천(朴相千)의원은 11일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출마를 선언하면서 집권여당의 무기력한 현주소를 통렬하게 비판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박의원은 민심이반을 초래할 정책들이 방치되고 있고, 정권이 바뀌기만을 기다리는 복지부동 공무원들이 나오는 것이 정부여당의 현 실정이라고 주장하고 “이런 상황을 솔직히 인정할 때 우리 당은 힘있는 여당으로 바로 설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의원은 이어 “일부에서는 지금부터 대권후보 운운하고 있다”고 일부 경선후보 진영의 대권론을 비판하며 “힘있는 여당만들기를 버려둔 채 대권후보 경쟁에 돌입한다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의 이같은 공세적 출사표(出師表)에 대해 당 안팎에선 “현 정부에서 당정 요직을 지낸 박의원도 당의 무기력에 책임 있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나왔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주-비주류구분 모호▼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의 특징 중 하나는 경선 후보들의 주류 비주류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동교동계 내에서 비주류로 분류돼 온 한화갑(韓和甲)의원이 동교동계 대표로 출마하면서 야당 시절부터 이어져온 주류 비주류의 경계가 없어졌기 때문.

동교동계 주류인사들은 한의원보다 오히려 범동교동계로 분류돼온 안동선(安東善)의원에게 더 호감을 느끼고 있는 듯한 분위기. 그뿐만 아니라 야당시절 비주류연대에 가담했던 정대철(鄭大哲) 김근태(金槿泰)의원마저 ‘탈 비주류’를 선언했해 공식적인 ‘비주류’는 자취를 감췄다.

정동영(鄭東泳) 추미애(秋美愛) 김민석(金民錫)의원 등 개혁성향의 ‘트리오’도 주류 비주류 분류가 어렵다. 게다가 주류에 속했던 박상천(朴相千)의원이 11일 경선출마 선언을 통해 당의 무기력증을 통렬히 비판하면서 주류 비주류의 구분은 더욱 모호해졌다.당 관계자는 “지금 민주당은 동교동계와 비동교동계라는 과거의 주류 비주류 개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합집산과 세력형성 과정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고전하는 중진들▼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전에서 김태식(金台植) 정대철(鄭大哲·이상 5선) 안동선(安東善·4선)의원 등 중진의원들이 고전하고 있는 양상이다. 한쪽에서는 강세후보인 한화갑(韓和甲) 이인제(李仁濟)의원의 선두다툼에 밀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초재선 소장파들의 기세에 치이고 있는 것이 이들의 현실이다. 그러나 당내 사정에 밝은 인사들은 이들의 저력을 과소평가해선 곤란하다고 말한다. 겉에 드러난 것과는 달리 이들은 야당시절부터 여러 차례 경선을 거치면서 나름대로 탄탄한 기반을 닦아 놓았다는 얘기다.가장 먼저 경선전에 뛰어든 김태식의원은 지난 총선을 전후해 입당한 경북의 기초의원 68명, 강원 인제군수 등 일부 취약지역의 당연직 대의원들이 대의원 명부에 누락돼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했을 만큼 부지런히 지방을 누비고 있다. 안동선의원도 경기지역 위원장들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정대철의원은 전국적인 지명도를 바탕으로 대의원들과의 유대를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윤승모기자>ysmo@donga.com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후보
후보지역주요경력
김 근태서울재선, 당부총재
김 기재부산재선, 행자부장관
김 민석서울재선, 당총재비서실장
김 중권경북3선(원외), 대통령비서실장
김 태식전북5선, 원내총무
김 희선서울초선, 당여성위원장
박 상천전남4선, 법무부장관
안 동선경기4선, 당지도위의장
이 협전북4선, 국회문광위원장
이 인제충남3선, 경기도지사
정 대철서울5선, 당부총재
정 동영전북재선, 당대변인
조 순형서울5선, 국회교육위원장
추 미애서울재선, 인천지법판사
한 화갑전남3선, 당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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