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초선3명 '대기령'속 외유…추경안 강행처리 불발

  • 입력 2000년 8월 2일 23시 19분


강운태(姜雲太) 이강래(李康來) 정범구(鄭範九)의원 등 민주당 초선의원 3명이 여야 대치상황에서 미국 국무부 초청으로 외유(外遊)를 떠난 것은 정치권에서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당론으로 정해진 ‘대기 명령’을 어기고 지도부와 상의 없이 출국한 것은 전례가 없던 일.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예전처럼 총재의 뜻에 따라 당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1인 보스 체제’는 더 이상 바랄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시대가 변했음을 절감한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이들의 출국으로 인해 팽팽했던 여야 대치상황은 일순간에 무너졌고 집권 여당의 원내전략도 180도 선회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점에서 당 지도부가 내부 단속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국회 일정을 밀어붙인 데 대한 비판론도 나온다.

당지도부의 대기명령에 따라 미 공화당 전당대회 참석을 포기했던 이인제(李仁濟)고문 등 의원 8명 입장에선 아쉬움과 함께 이들에 대한 심기가 불편한 것이 사실.

서영훈(徐英勳)민주당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3명의 의원에게 적절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젊은 의원은 “어차피 강행처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국익차원의 의원외교를 무작정 나무랄 수는 없지 않느냐”고 이들을 거들었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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