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를 막론하고 당론으로 정해진 ‘대기 명령’을 어기고 지도부와 상의 없이 출국한 것은 전례가 없던 일.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예전처럼 총재의 뜻에 따라 당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1인 보스 체제’는 더 이상 바랄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시대가 변했음을 절감한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이들의 출국으로 인해 팽팽했던 여야 대치상황은 일순간에 무너졌고 집권 여당의 원내전략도 180도 선회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점에서 당 지도부가 내부 단속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국회 일정을 밀어붙인 데 대한 비판론도 나온다.
당지도부의 대기명령에 따라 미 공화당 전당대회 참석을 포기했던 이인제(李仁濟)고문 등 의원 8명 입장에선 아쉬움과 함께 이들에 대한 심기가 불편한 것이 사실.
서영훈(徐英勳)민주당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3명의 의원에게 적절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한 젊은 의원은 “어차피 강행처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국익차원의 의원외교를 무작정 나무랄 수는 없지 않느냐”고 이들을 거들었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