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회담 쟁점]이산가족 교환방문 남북 입장차이

  • 입력 2000년 6월 28일 19시 17분


이산가족 교환방문 남북 입장 차이

항목
161명방문단 총규모151명
100명이산가족 규모100명
30명지원인력30명
30명취재기자단20명
8월15일 즈음이산가족교환시기8월15일 시작
선(先)이산가족,
후(後)비전향장기수
이산가족 교환 해법선 비전향장기수
후 이산가족
이산가족 해결후
국민여론 수렴 통해
비전향장기수
북송시기
8월초
이번 회담에서 논의. 적
십자 11차본회담 개최
이산가족문제
정례화 논의
후속회담에서 해결

남북 적십자대표들은 28일 비공식접촉을 갖고 남북간에 입장 차이를 보이는 이산가족 교환방문 문제에 대해 의견절충을 벌였다.

대한적십자사 이종렬(李鍾烈)자문위원은 북측 최승철 단장과 이날 오전 11시50분부터 약40분간 비공개로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이위원은 “29일 열릴 2차 회의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양측이 사전에 이견을 좁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으나, 북측은 상부훈령을 받은 뒤 재접촉하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간에 의견이 가장 크게 엇갈리는 대목은 이산가족 교환방문과 비전향장기수 송환의 선후 문제. 남측이 ‘선(先)이산가족 후(後)비전향장기수’를 주장하지만 북측은 정반대의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것.

양측간 입장 차이는 ‘6·15공동선언’에 대한 해석 차이에서도 비롯되고 있다. 공동선언 제3항에는 ‘남과 북은 올해 8·15광복절에 즈음하여 흩어진 가족, 친척 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장기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나간다’고 돼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5일 정상회담 귀환 보고회(서울공항)에서 “문장 해석은 어디까지나 실향민 이산가족 문제가 첫째”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적십자회담에서 나타난 북측 입장은 이같은 기대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호 입장 차이를 ‘기선 제압’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남측은 국내여론을 감안해 이산가족 교환방문의 성공을 바탕으로 껄끄러운 문제를 추후 해결한다는 입장. 북측은 이산가족 문제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만큼 비전향장기수 송환으로 내부 명분을 쌓은 뒤 이산가족문제 해결에 나선다는 것. 그러나 남북은 앞으로 이어질 다른 많은 남북대화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양측이 정상간 합의사항을 실천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회담 전망은 그다지 어둡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관측.

전문가들은 북송을 희망하는 비전향장기수 59명 가운데 최소인원을 북측에 송환하고 이산가족 교환방문을 실시하는 방향으로 남북이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비전향장기수 송환에 일부 부정적인 여론이 생긴다 하더라도 8·15에 이산가족 교환방문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그 다음 문제도 하나씩 해결할 수 있다는 것.

북송을 원하는 나머지 비전향장기수의 송환은 국군포로와 납북자들과 연계시킬 가능성이 크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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