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徐대표 파동]김옥두총장 "죄송" 동교동계 "아직 모른다"

  • 입력 2000년 6월 27일 19시 22분


27일 민주당 6역회의에서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은 “논의된 일도 없는 서영훈(徐英勳)대표의 거취 문제가 언론에 보도돼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서대표에게 ‘사과’했다.

서대표도 “우리 둘이 협조가 제일 잘된다”며 동교동계와의 갈등설을 일축한 뒤 자신의 대한적십자사 총재 ‘이적설’에 대해 “과거 적십자 활동을 했으니 그런 얘기가 나올 만도 하다. 특별히 불쾌한 게 없다”며 대범하게 터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민주당 간부들은 내달 4일 당6역이 만찬을 갖고 당의 화합을 공개적으로 다지기로 함으로써 서대표의 ‘도중하차설’을 둘러싼 파문은 일단 봉합된 양상이다.

그러나 이같은 표면적 분위기와 달리 당의 속기류는 여전히 심상치 않다. 동교동계 구주류의 핵심 인사들이 여전히 “서대표의 거취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경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기 때문.

동교동계 구주류의 이같은 입장에는 당 장악력이 부족한 서대표의 전당대회 이후 속투(續投)는 곤란하다는 논리가 깔려 있지만 이면에는 최고위원 경선을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도 개재돼 있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권노갑(權魯甲)고문을 미는 동교동 구주류측은 그동안 한화갑(韓和甲)의원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서대표에 대해 직간접으로 불만을 표시해 왔다. 최고위원 경선에서 한의원과 경쟁하게 된 구주류측이 다목적 견제카드로 ‘서대표 경질’을 추진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서대표측 또한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마음을 다졌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당을 챙길 것”이라며 불퇴전의 자세를 가다듬고 있다. 양자간의 갈등은 언제든 재연할 수 있는 불씨를 안고 있는 셈이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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