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언론 긴급 타전]"김정일 회담성공 의지 보여"

  • 입력 2000년 6월 14일 03시 17분


세계 주요 언론들은 13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을 일제히 '긴급 주요 뉴스'로 다루었다.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외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도 김위원장의 공항 영접은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치르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나타낸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CNN 전과정 생방송▼

CNN방송은 김대통령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백화원영빈관으로 이동하는 전 과정을 미국 시간이 심야인데도 긴급 생방송(Breaking News)으로 전하면서 "김위원장의 공항 영접은 매우 긍정적이며 상징적인 제스처"라고 풀이했다.

AP통신 등도 일제히 '긴급(Urgent)'이라는 제목을 달아 시시각각 정상회담 소식을 타전했고 CNN등 주요 언론사의 인터넷 웹사이트들도 일제히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두 정상의 악수장면과 함께 초기화면에 싣는 등 13일의 최대 이슈로 취급했다.

▼일본-남북 힘겨루기 시작▼

일본 언론은 남북정상회담을 1면 머리기사 또는 임시 뉴스 특보로 비중 있게 보도했다. 사이타마대 교양학부 요시다야스히코(吉田康彦)교수는 "김위원장이 직접 영접하러 나가 양손으로 김대통령의 손을 잡은 것은 최대의 경의 표현"이라며 "김대통령과 함께 평화 토론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NHK방송은 환영 나온 북한 군중이 대부분 '김정일장군 만세'만을 외친 데 대해 "북한이 자기 페이스로 회담을 이끌어 간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며 남북한의 힘겨루기는 이미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중국-경제개선 다목적 포석▼

신화통신은 김위원장의 공항영접을 가장 먼저 타전한 데 이어 남북정상회담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한반도문제 권위자인 장영(張英) 지린성 사회과학원 조선한국연구소장도 김위원장이 공항까지 나와 김대통령을 맞은 것은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김위원장이 1994년 타계한 김일성(金日成)주석을 받들어 민족분단과 남북갈등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왔고 공항 영접은 그런 마음을 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소장은 "이번 회담 성공 여부가 북한 경제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김위원장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주체사상 걸맞은 영접▼

유리 바닌 동방학연구소 한국-몽골과장은 "김위원장의 공항 영접을 정치적으로 확대해석해서는 안된다"며 "북한의 행동규범이 '주체사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김위원장의 공항 영접은 연장자를 예우하는 민족적 전통을 보여주는 '주체사상'에 가장 걸맞은 사례일 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도쿄·베이징·모스크바=한기흥·심규선·이종환·ㄱ미기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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