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러-中언론이 전하는 北표정

  • 입력 2000년 6월 12일 23시 17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2일 평양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일행을 환영하는 진분홍색 조화로 벌써부터 꽃물결을 이뤘다.

이날 평양시내에는 진분홍색 조화를 들고 다니는 시민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으며 중학생 밴드단이 영빈곡 연주 예행연습을 하는 등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습이라고 중국 신화통신이 이날 오후 평양발로 전했다.

▼학생들 매스게임 연습▼

평양 시가지 일대는 깨끗이 단장됐으며 교통정리를 담당하는 여경의 옷차림은 순백색 여름 정복으로 바뀌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또 평양체육관을 비롯해 곳곳에서는 학생들이 매스게임을 연습하고 있었다.

신화통신은 한 민족이면서도 그간 소원하게 지냈던 남한의 진객을 맞아 북한은 5월부터 각종 준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대통령의 전용기가 착륙하는 순안국제공항부터 평양시에 이르는 도로와 개성-평양간 고속도로 연변도 모두 새로 수리했으며 노변 난간도 새로 페인트칠을 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북한측과 한국측 선발대가 주도면밀한 협상 끝에 김대통령의 숙소를 아늑하면서도 호젓한 백화원으로 정했다고 밝히고 이곳은 90년대초 남북총리급회담 때 평양을 방문한 한국 총리가 머물렀던 곳이라고 소개했다. 기자단 등 수행원들은 화려하고 전아한 고려반점(호텔)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북한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각종 안전조치를 취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방문기간중 안전을 보장한다는 각서도 한국측에 일찍이 전달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프레스센터 준비 잘돼▼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 평양 특파원인 알렉산드르 발리예프도 평양 시민들은 진분홍색 조화를 흔들며 순안공항에서 시내로 이어지는 길가에서 김대통령 일행을 환영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본사와의 전화통화에서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고려반점에 11일 들러 준비상황을 살펴보았는데 취재여건은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일 아침 정상회담이 하루 연기된 것을 알았다”면서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에 대한 정보가 없어 취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평양에는 4명의 외신기자가 있다. 상주 특파원은 발리예프, 중국의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특파원 등 3명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신기자로는 유일하게 이타르타스통신에서 바체슬라프 토밀리안 기자가 8일 증파됐다.

<베이징·모스크바〓이종환·김기현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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