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핵심인사 勢확산동향]보폭 넓히되 조용히…

  • 입력 2000년 6월 6일 19시 14분


민주당 핵심 인사들이 ‘정중동(靜中動)’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민감한 시점인 만큼 공개적으로 주목받는 행보는 자제하고 있지만 이미 9월경으로 예상되는 당 전당대회, 장기적으로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두고 보폭을 넓혀 가고 있는 것.

당의 후견인 역할에 치중해 온 권노갑(權魯甲)상임고문은 최근 젊은 보좌진을 충원하면서 캠프를 확충 중이다. 특히 보좌진에는 김희완(金熙完)전 서울시정무부시장도 가세했다.

‘참모 정치’와 거리가 멀었던 권고문의 이같은 행보는 어떤 형식이 됐든 당의 중심부로 진입하기 위한 준비 단계라는 게 여권내의 해석.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고위원 출마를 겨냥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 핵심 관계자는 “당에 중심축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권고문의 최고위원 출마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고문 본인이 최고위원 출마를 강력히 고사하고 있어 출마 여부는 유동적이다.

동교동계의 다른 축인 한화갑(韓和甲)의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70∼80여명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소문이 나돌 만큼 이미 9월 최고위원 경선을 겨냥, 활발한 물밑 움직임을 보여 왔다.

그는 7일에는 현역 의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신이 주도해 설립한 국회 연구 모임 ‘아시아태평양 정책연구회’의 창립 총회를 개최한다. 당내에서는 비록 연구 단체이지만 ‘독자 세력화’를 모색하려는 행보의 일환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주로 ‘세몰이’에 치중하는 양상을 보여온 이인제(李仁濟)상임고문도 국회 연구 단체인 ‘지식경제연구회’의 발족을 서두르는 등 조직적인 세력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고문의 한 측근은 “그동안 한계로 지적돼 온 당내 자생력의 확보와 대권 주자로서 여야를 아우르는 완숙미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모임의 결성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이 모임은 여당내에서 이고문계로 분류되는 홍재형(洪在馨) 전용학(田溶鶴)의원 등이 발벗고 뛰고 있다. 이고문측은 야당에서는 박근혜(朴槿惠)부총재의 가입을 추진하는 등 모임의 비중 확대에 애쓰고 있다.

차기 대권 도전을 공개리에 선언한 바 있는 노무현(盧武鉉)지도위원의 경우는 바닥쪽을 공략하는 모습. 그는 6일 오후 대전 한남대 정문앞 ‘N PC방’에서 열린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약칭 노사모) 결성식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전국 순회 공개 강연 등에 나설 예정이다.

<윤영찬·전승훈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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