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전국 합동연설회/"내가 경제적임자" 열변

  • 입력 2000년 4월 9일 00시 25분


《5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후보들은 눈코 뜰새없이 바쁜 주말을 보내고 있다. 8일 전국 37개 지역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후보들은 상대방의 약점을 공격하고 지역공약을 제시하는 등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목청을 돋웠다.》

▼대구 수성을▼

○…8 일오후 2시부터 대구 수성구 지산중학교에서 1000여명의 유권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구 수성을 합동연설회에서는 5명의 후보가 '인물론'과 '세대교체론'을 내세우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윤영탁(尹榮卓)후보는 "지산동과 범물동 등 새로운 주거단지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지역경제를 일으킬 힘있는 인물을 뽑아 달라"며 지지를 호소.

무소속 이진무(李鎭茂)후보는 "대구와 수성구의 경제를 살릴 사람은 경제정책 전문가인 이진무뿐"이라고 주장.

자민련 박구일(朴九溢)후보는 자민련 사무총장 등을 지낸 경력

을 거론하며 지지를 호소했고 무소속 남칠우(南七祐)후보는 "40

대 정치학박사와 70을 눈앞에 둔 퇴물정치인 중 누구를 고르겠느

냐"며 세대교체론을 제기. 민주당 이원배 (李源培)후보도 "정치

인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역설.

<대구〓선대인기자> eodls@donga.com

▼전북 완주-임실▼

○…8일 전북 임실동중학교에서 열린 완주-임실지역 합동연설회에는 1500여명이 참석했지만 유권자들이 지지하는 후보의 유세가

끝나면 곧바로 연설회장을 빠져나가는 구태를 재연.

맨 먼저 등단한 자민련 최용안(崔容安)후보는 "내가 만약 당선

된다면 자민련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할 생각도 있다"며 한표

를 호소.

이어 민주당 김태식(金台植)후보는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나같은 전국적인 거물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관록'을 강조. 무소속이돈승(李敦承)후보는 "기호를 보고 투표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낙선 대상자에 포함된 후보는 낙선시켜야 한다"고 김후보

를 겨냥.

마지막으로 한나라당 남상훈(南相勳)후보는 "자기 지역을 챙기지 않는 여당 후보를 찍기보다는 진정으로 지역을 대표할 후보

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

<임실〓주성원기자> swon@donga.com

▼광주 동▼

○…광주 동구 남초등학교에서 8일오후 열린 광주동합동연설회에서는 시민운동가 출신 여당후보와 3선의 무소속 후보 등 7명의 후보가 도청 이전문제 등을 놓고 뜨거운 설전을 벌여 호남 정치1번지의 열기를 과시.

민주당 김경천(金敬天)후보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께서 깨끗한 전치를 펼치라는 뜻으로 동구에 여성이자 시민운동가인 나를 공천해줬다"며 "동구에 위치한 도청이 이전된 뒤 생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 일대 개발을 위한 중앙정부 예산을 김대통령의 임기 내에 기필코 확보하겠다"고 공약.

무소속 이영일(李榮一)후보는 "호남의 4선 중진의원으로 성장하는 것을 막으려는 여당 내 음해세력 때문에 공천을 받지 못했다"며 "도청이 이전되면 그 대안으로 한국통신 본사를 광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제시.

한나라당 조봉훈(趙俸勳)후보와 자민련 구봉우(具鳳祐)후보는 각각 '젊은 후보론'과 '새인물론'을, 무소속 조규범(曺圭範)후보와 양회창(梁會昌) 조방현(趙方玄)후보도 낡은 정치를 바로잡는 데 자신이 적임자라며 각각 지지를 호소.

<광주=박윤철기자> yc97@donga.com

▼충북 청원▼

○…충북 청원군 내수중학교에서 8일 열린 청원 선거구 마지막 합동연설회에는 2000여명의 유권자가 몰려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첫번째로 연단에 오른 민주당 정종택(鄭宗澤)후보는 "국회의원은 총리급 장관급 도지사급 시장-군수급 면장급 등 5등급으로 분류된다"며 "3선 의원과 5개 부처 장관을 역임한 저야말로 총리급 국회의원으로 지역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

자민련 오효진(吳效鎭)후보는 "총리급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주장하는 후보가 있는데 그렇다면 나는 당선되면 대통령이 돼서 서울을 청원으로 옮기고 청와대를 내수중학교로 옮기겠다"고 반박.

무소속 김기영(金起永)후보는 "저공해 첨단 과학단지를 청원지역에 유치하겠다"고 공약했고 한국신당 홍성각(洪性珏)후보는 "새롭고 참신한 인물을 밀어달라"고 호소.

한나라당 신경식(辛卿植)후보는 "총선시민연대가 나를 낙선운동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측근인 나를 떨어뜨려 이총재의 대권장악을 방해하려는 여당의 음모"라며 "총선시민연대는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중단하라"고 주장.

<청원=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경남 함양-거창▼

○…경남 함양군 함양읍 함양초등학교 운동장에서 8일 열린 함양-거창 합동연설회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가 현 정부의 경제정책과 대북정책 등을 놓고 열띤 공방.

한나라당 이강두(李康斗)후보는 "민주당 후보는 대학 동기동창, 자민련 후보는 동료의원"이라며 박수를 달라고 운을 뗀 뒤 현 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비판. 이후보는 "인사편중과 무분별한 햇볕정책, 구제역 파동 등 부실투성이인 현 정권을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해야 한다"며 3선 의원을 만들어달라고 호소.

이에 대해 민주당 임채홍(林采洪)후보는 "지역감정을 앞세워야 할지 실리를 추구해야 할지를 냉정히 생각해야 한다"며 "나라경제를 망친 한나라당은 현 정부가 IMF 위기를 극복했는데도 국부유출 주장과 국가부채 부풀리기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이후보를 공격.

자민련 강종희(姜宗熙)후보는 "국가경제를 파탄낸 한나라당과 독선을 일삼는 현 정권은 모두 국민의 지탄을 받아야 한다"고 싸잡아 공격한 뒤 지역개발 공약을 중심으로 유세.

<함양=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경북 포항북▼

○…경북 포항시 북구 학산동 포항중학교에서 8일 2000여명의 유권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포항북 합동연설회에서는 정치안정론을 내세운 민주당 후보와 집권여당의 실정을 비판하는 야당 후보들이 치열한 설전을 전개.

한나라당의 이병석(李秉錫)후보는 "사흘이 멀다하고 터져 나오는 집권여당의 실정과 거짓말을 참느라 이제 분통이 터진다"며 "이번 총선에서 앞으로 또 어떤 큰일을 저지를지 모르는 독선적인 집권여당을 단호히 심판하자"며 여당 후보를 공격.

민국당의 허화평(許和平)후보는 "해방 후 지금까지 한국사회는 제왕적 대통령 한사람이 국가를 좌우하고 군주적 총재 한사람이 정당의 전권을 행사하는 '가짜 민주주의'를 해왔다"며 "'진짜 민주주의' 정치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야당인 민국당 후보를 찍어 달라"고 지지를 호소.

반면 민주당의 신원수(申元壽)후보는 "김대중대통령이 IMF를 1년 반만에 해결한다고 했을 때 대다수의 국민이 믿지 않았으나 막상 IMF를 극복하자 국민이 놀라고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포항의 경제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후보는 힘있는 여당 후보뿐"이라고 주장.

<포항=선대인기자> eodls@donga.com

▼부산 남▼

부산 남구 대연동 대연초등학교에서 8일 오후 열린 부산남 합동연설회에서는 한나라당 김무성(金武星)후보가 민주당 송정섭(宋正燮)후보에게 500만원을 준 것을 놓고 후보들 사이에 후보매수의혹 공방이 벌어졌다. 공방전은 송후보와 김무성후보가 난타전으로 시작했고, 민국당 김용철(金容哲)후보가 '어부지리'를 노리는 양상으로 진행됐다.

먼저 연설을 한 김무성후보는 "내가 송정섭선배에게 돈을 줬다고 송선배가 나를 찍겠느냐"며 "매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로 후배에게 소송을 거는 못난 짓을 그만두라"고 선제 공격. 이어 김후보는 화제를 돌려 부산경제 피폐에 대한 현 정권의 책임론을 세차게 거론하며 "백운포 신선대 등을 잇는 관광벨트 개발 등을 완수하려면 나에게 표를 몰아 달라"고 호소.

이어 등단한 송후보는 "치열한 경쟁체제인 선거판에서 김후보가 어려운 선배에 대한 배려로 돈을 줬다는 것은 우불성설"이라고 반격. 그는 "나는 다섯번 출마했지만 지역정서의 벽에 부닥쳐 번번이 낙선했다"며 "이제 동서화합과 지역감정을 이야기할 게 아니라 남북통일과 지역경제의 전망을 제시하는 후보를 밀어주자"고 역설.

민국당 김후보는 "송후보는 김무성후보가 주는 돈을 그 자리에서 거절했어야 마땅했다"면서도 "김후보는 오해를 살 일을 왜 했느냐"며 양비론을 폈다.

김후보는 97년 대선에서 비롯된 부산지역의 야권분열에 대한 우려와 민국당 견제심리를 의식해 "나는 '이인제'가 아니라 '김용철'"이라며 "깨끗한 정치에 대한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참시한 후보를 찍어야 한다"고 역설.

<부산=권기태기자> kkt@dogna.com

▼인천 남갑▼

인천 남구 주안동 주안초등학교에서 8일 오후 2시부터 열린 인천남갑 2차 합동연설회에서 4명의 후보는 저마다 자신이 지역개발의 적입자라며 지지를 호소.

맨 먼저 연단에 오른 자민련 정의성(鄭義成)후보는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이 부실대출이나 부추겼지 지역발전을 위해 한 일이 뭐가 있느냐"며 "대우자동차의 정상화와 순수 인천은행 설립등 지역발전에 앞장서겠다"고 공약.

민주당의 유필우(柳弼祐)후보는 인천 북구청장과 정무부시장을 지낸 자신의 행정경험을 내세운 뒤 "모든 후보가 인천발전, 남구발전을 공약하지만 막대한 예산이 드는 사업을 추진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집권여당의 후보인 자신뿐"이라며 지지를 호소.

무소속 박우섭(朴祐燮)후보는 "나라와 지역을 위해 큰 정치를 할 수 있는 준비된 젊은 일꾼"이라며 "서민과 함께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

한나라당 민봉기(閔鳳基)후보는 "김대중정권은 인천 금융의 대들보인 경기은행을 퇴출시키고 대우그룹을 해체하는 등 인천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갔다"고 비난하고 "남구청을 포함해 3개 지역의 구청장을 지낸 나만이 남구문제를 바로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역설.

<인천=현기득기자> rati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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