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백외무상의 중국 등 해외순방은 북한이 본격적으로 대외관계 정상화에 나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백외무상의 중국 방문이 5일 김정일(金正日)총비서가 중국대사관을 전격 방문한 직후라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김총비서가 중국방문을 실현시키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백외무상은 20일에는 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을 만나고 21일에는 지방도시를 시찰하는 등 경제활동도 벌일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베를린선언’ 이후 관심이 고조되는 남북관계 문제도 북한과 중국이 논의할 중요한 관심사가 될 것 같다. 북한은 이번 백외무상의 방중을 통해 남북당국 간 회담의 득실을 재며 중국의 반응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정부당국의 시각이다.
물론 백외무상의 해외순방은 단지 중국과의 관계개선 문제 외에도 북한 외교의 정상화 움직임이라는 측면에서 주목된다.
다음달 초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비동맹외무장관 회의 참석은 최근 몇 년 간 경제난으로 소홀했던 제3세계 국가와의 소원했던 관계를 복원한다는 의미도 갖고 있는 듯하다.
1월4일 이탈리아와의 수교를 시작으로 대외관계 개선에 나선 북한의 움직임과 관련, 정부의 한 당국자는 “지금 상태로 볼 때 북한이 매달 1국가 이상의 수교를 할 것처럼 느껴질 정도”라고 북한의 활발한 움직임을 전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