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순 이례적 장기순방]대외관계 개선 모색

  • 입력 2000년 3월 14일 23시 05분


북한 백남순(白南淳)외무상이 18일 중국 방문을 시작으로 20여일 간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순방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소식통은 14일 “백남순외무상이 이달 중순의 중국방문에 이어 다음달 7일부터 9일까지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비동맹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백외무상은 베트남 라오스 방문에 이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백외무상의 중국 등 해외순방은 북한이 본격적으로 대외관계 정상화에 나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백외무상의 중국 방문이 5일 김정일(金正日)총비서가 중국대사관을 전격 방문한 직후라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김총비서가 중국방문을 실현시키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백외무상은 20일에는 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을 만나고 21일에는 지방도시를 시찰하는 등 경제활동도 벌일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베를린선언’ 이후 관심이 고조되는 남북관계 문제도 북한과 중국이 논의할 중요한 관심사가 될 것 같다. 북한은 이번 백외무상의 방중을 통해 남북당국 간 회담의 득실을 재며 중국의 반응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정부당국의 시각이다.

물론 백외무상의 해외순방은 단지 중국과의 관계개선 문제 외에도 북한 외교의 정상화 움직임이라는 측면에서 주목된다.

다음달 초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비동맹외무장관 회의 참석은 최근 몇 년 간 경제난으로 소홀했던 제3세계 국가와의 소원했던 관계를 복원한다는 의미도 갖고 있는 듯하다.

1월4일 이탈리아와의 수교를 시작으로 대외관계 개선에 나선 북한의 움직임과 관련, 정부의 한 당국자는 “지금 상태로 볼 때 북한이 매달 1국가 이상의 수교를 할 것처럼 느껴질 정도”라고 북한의 활발한 움직임을 전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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