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3/4당스케치]"서울서 이겨야 진정한 승리"

  • 입력 2000년 3월 10일 19시 21분


《D-34. 여야 4당의 지도부는 10일에도 수도권 충청 영남지역 등 전국 각지에서 지구당개편대회 등 행사를 통해 본격적인 표밭갈이에 나섰다. 이날 여야 지도부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베를린선언’을 계기로 한 남북문제, 경제적 안정론 등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으나 그동안 기승을 떨쳤던 지역감정논란 등 네거티브 캠페인은 상당히 줄어든 양상을 보였다.》

▼민주당▼

민주당은 10일 서울시지부 현판식과 서울 인천 경기 강원 등 7개 선거구 지구당개편대회를 잇따라 갖고 중부권 기세장악을 시도했다.

이날 서울시지부 현판식에서 서영훈(徐英勳)대표는 “서울에서 이겨야만 전국적 승리의 의미를 얻을 수 있다”,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은 “서울에서 최소 30석(전체 45석) 이상을 따내 ‘서울 대첩(大捷)’을 거두자”고 독려. 김근태(金槿泰)서울선대위원장 등 서울지역 출마자들은 이에 대해 “정치안정과 새 시대 도약을 위해 반드시 이기겠다”고 다짐.

서대표는 이어 서울 서대문갑지구당(위원장 우상호·禹相虎) 개편대회에 참석해 “이번 16대 총선은 우리나라의 장래가 밝으냐, 어두우냐를 판가름하는 분기점”이라며 “민주당이 안정의석 확보에 실패하면 우리나라 장래를 후퇴시키게 된다”고 주장.

이위원장도 경기 용인갑(위원장 남궁석·南宮晳)지구당개편대회 축사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 동안 난관을 극복해 나가려면 안정된 힘이 필요하다”면서 ‘안정론’을 거듭 역설. 이위원장은 이어 “한나라당이 지난 2년 간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국민을 실망과 절망으로 몰아넣었다”면서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심판하자”고 촉구.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한나라당▼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9일 부산지역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한데 이어 10일에는 산청-합천, 거창-함양, 진주, 진해 등 경남지역 4개 지구당 대회에 참석, ‘PK(부산-경남) 지키기’ 행보를 계속했다.

이총재는 부산대회에 이어 이날도 부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나온 부인 한인옥(韓仁玉)여사와 함께 ‘민국당 바람’으로 흔들릴 조짐을 보이는 PK민심의 진무에 심혈을 기울였다.

진주 진해는 공천후유증이 매우 심한 지역. 진주에서는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김재천(金在千)의원이, 진해에서는 김우석(金佑錫)전내무장관이 무소속으로 출마, 한나라당측을 긴장시키는 상황. 특히 진주에서는 김의원이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의원의 정기개편대회가 열린 진주 문화예술회관 앞에 집회신고를 내는 바람에 양측간에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총재는 연설의 상당시간을 공천파문을 해명하는데 할애. 이총재는 “모든 것은 총재인 저의 부덕의 소치다” “미숙함과 소홀함으로 동지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데 대해 사과한다” “몇날 며칠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9일 부산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탓인지 이총재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도 밝아보였다.

<진주〓윤영찬기자>yyc11@donga.com

▼자민련▼

자민련은 10일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충남, 이한동(李漢東)총재는 경기를 각각 순회하며 ‘투톱시스템’으로 표밭갈이를 계속했다.

JP는 이날 충남 아산(원철희·元喆喜) 당진(김현욱·金顯煜) 서산-태안(한영수·韓英洙)지구당 행사에 잇달아 참석, 충남 서부권을 집중 공략. JP는 “나는 남북이 갈라진 것도 서러운데 동서가 어디 있느냐고 개탄했을 뿐 지역감정을 부추긴 적이 없다. 지역감정해결책은 내각제개헌뿐이다”고 주장.

그는 또 “김대중(金大中)씨가 고생도 많이 했고 그렇게 걱정할 만한 사람이 아니어서 도와줬는데 신당을 만들어 내각제약속을 싹 빼버렸다”고 비난한 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에 대해선 “대통령이 되려는 야욕에 사로잡혀 총선 때 대통령유세를 하고 다니는 친구”라고 폄훼. JP는 이어 “신의를 저버린 민주당도, 나라를 파산시킨 한나라당도, 공천에 떨어진 사람들의 선거용 정당인 민국당도 기대할 게 없다”고 주장.

이한동총재도 이날 부천 원미갑(하장보·河庄輔) 원미을(김선관·金善寬) 오정(이재옥·李載玉)지구당 행사에서 “요즘의 ‘널뛰기정치’를 청산하고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정당은 자민련뿐이며 영호남 화합을 이룰 곳도 제3자인 중부권”이라고 주장.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민국당▼

민국당은 10일 3차 조직책 19명의 명단을 추가 발표하는 등 총선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이날 명단에는 YS의 야당총재 시절 비서를 지낸 김영백(金榮百·부산 금정)전대한석탄공사감사가 포함되는 등 몇몇 ‘YS민주계’의 민국당 합류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이에 앞서 YS의 가족 경호부장을 했던 김한표(金漢杓)전거제경찰서장이 경남 거제에서, YS의 수행부장 출신인 유송근(劉松根)용인대교수는 울산 중에서 각각 민국당 조직책을 받은 상태다.

YS의 동서인 도재영(都載榮)전기아자동차부회장도 이미 서울 강남을 조직책을 받고 표밭을 다지는 중. 민국당측은 이 같은 YS측근 합류를 영남권 공략의 주무기로 활용하는 분위기다.

한편 김윤환(金潤煥)최고위원은 이날 낮 기자간담회를 갖고 “총선 이전에 자민련 등과의 당 대 당 통합은 전혀 있을 수 없다”며 총선전 정계개편론을 일축. 김최고위원은 그러면서도 “그러나 자민련의 김동주(金東周)의원이 입당한 것처럼 지역별로 부분적 제휴는 가능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즉 지지도가 오르지 않는 영남권에서 자민련 영남권 의원들을 영입하거나 자민련 후보지역에 민국당이 맞공천을 하지 않는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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